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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당을 찾아서/ 대구경북교구 서성로교당
교당을 찾아서/ 대구경북교구 서성로교당
  • 이은전 기자
  • 승인 2017.06.02
  • 호수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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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불(侍佛)·생불(生佛)·활불(活佛)의 길을 따라
▲ 현 서성로교당 대각전은 원기50년에 지은 건물로 반야용선을 본뜬 듯한 독특한 모양이다. 2층은 학생회실.
"우리가 법신불 일원상을 봉안하는 것은 시불·생불·활불의 뜻이 있나니." 원기50년(1965) 7월17일, 서성로교당 신축 봉불식 때, 대산종사가 했던 법문이다. 그 서성로교당이 시불·생불·활불의 길을 한걸음 한걸음 가고 있는 현장을 방문했다.

대산종사 설법 52년이 지나 찾은 서성로교당에서는 대산종사가 설법했던 바로 그 대각전에서 일요법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설법을 받들었던 오광원(96) 교도가 자비단 어르신들과 함께 어버이날을 맞아 후진들에게서 큰절을 받았다. 정홍만 교도 부회장이 대산종사의 '성경신(誠敬信)' 편액이 붙어있는 방의 유래를 설명했다. "초대 이정화 교무님이 있을 때, 대산종사님이 3개월간 정양하고 간 성적지다"며 "'성경신' 편액을 직접 쓰신 것이라 매우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한가족 정다운 도반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서성로교당은 원기43년에 설립돼 60주년을 앞두고 있는 뿌리 깊은 교당이다. 오래된 낡은 단층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골목 안쪽에 자리한 교당 건물은 반야용선인 듯한 독특한 외관을 갖고 있다. 대각전과 심월당을 사이에 둔 넓은 잔디 마당은 잘 가꿔져 들어서는 사람에게 복잡한 머릿 속의 경계들을 툭 내려놓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마당 가장자리를 따라 관심과 애정을 듬뿍 받고 있음을 광고하듯 장미를 비롯한 온갖 종류의 꽃들이 계절의 여왕을 맞아 눈부신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윤기 나는 잎사귀들을 풍성하게 매달고 있는 큰 단감나무 두 그루는 가을이면 주렁주렁 열매를 달아 전국 원로교무 들에게 보내진다고 한다. 점심 공양 설거지, 나무 가지치기, 공양 후에 어질러진 심월당 청소, 석탄절 기원 연등을 떼고 전깃줄을 정리하는 교도 등 모든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각기 제 할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아무도 지시하는 사람이 없어도 각자가 적당한 일을 찾아서 하고 있었다. 대각전 옥상에 올라 마당을 내려다보니 마치 삼대가 어울려 살아가는 대가족과 같은 오붓하고 정겨운 모습이었다.

희망단에 희망을 걸고

일요법회 후 교당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화단 법회를 돌아봤다. 40~60대 중장년들로 이뤄진 희망단은 교화활성화를 위한 구상이 한창이었다. 서성로교당에서 가장 젊은 단이자 학생회 출신들로 이뤄진 교화단이다. 13대 학생회 출신인 김용주 단장은 "원기58년 대각전 옥상에 학생회실을 건축해줄 정도로 학생회 활동이 활발했다"고 전했다.

40~50년 전에는 한 대에 30여 명씩 북적이던 학생들은 청년이 되었고 그 청년들은 대학이나 직장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그렇게 조금씩 쇠락해가던 교당을 되살리기 위해 그 학생회 출신 교도들이 팔을 걷어부쳤다. 지난 4월23일, 잠자는 교도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당시 학생회를 담당했던 박원도 교무를 초청해 법회를 열었다. 서울, 포항, 대구 등 전국에서 반가운 얼굴들이 모였다.

최희경 교무는 "원기43년 교당 설립, 48년 학생회 창립, 56년 청년회 결성 등 뿌리가 깊다. 당시 학생회, 청년회 교도들이 주축이 되면 서성로교당의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학생회 담당 옛 부교무 초청법회를 자주 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희망단 김용주 단장 또한 정신없이 달려오는 세월 속에서 교당을 떠난 지 28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교당에 출석하기 시작하면서 공심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올해 단장을 맡으면서 희망단을 부부단으로 완성하는 것이 1차 목표, 이후에 부부단이 일원가족으로 확산, 교당 전체로 활성화시키자는 계획으로 단원들 단합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 단장은 "단원들 간의 화합에 비중을 두고 교당 밖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영화나 야구 관람과 같은 문화 행사, 제주도 여행 등 월별 계획을 세워 진행하니 단원들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종교와 멀리 떨어져 있었던 교도들에게 신심만을 강요하기는 어려운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4월말 옛 학생회 출신 부부교도 16명이 참가해 1박2일 '희망단 훈련'도 실시했다. 노령화돼가고 있는 교당을 살리는 길은 젊은 사람들이 북적여야하고, 그 젊은 사람들의 요구인 재미와 소통에 적극 부응하고 있는 사람들이 희망단이다.
▲ 교당은 천일 기도를 체크하는 출석카드, 〈정전〉·〈대종경〉 봉독카드가 실려있는 기도책자를 제공했다.
전교도가 올리는 일심, 천일기도

최 교무는 "희망단을 중심으로 의욕적으로 노력하는 교도들을 보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으로 천일기도를 계획했다"며 "오랜만에 오는 교도들이 교당에 와서 가장 불편해하는 주차장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크고 작은 공업소와 영세한 상가들로 밀집된 골목에 위치한 교당이라 평일에는 주차할 곳이 전혀 없다. 가까운 곳에 사설 주차장도 없어 그나마 어렵게 왔던 교도를 밀어내는 형국이다. 원기104년에 예정돼 있는 60주년 행사에는 번듯한 주차장을 갖추고 마음껏 교도들을 초청하고 싶은 것이 서성로교당 교도들의 당면 서원이다.

원기43년 김진각화 교도가 희사한 내당동 주택에서 시작, 46년 현재 위치로 이전, 50년 신축봉불 이후 오늘까지 조금씩 부지를 늘려왔다. 좁은 골목 안쪽에 위치해 대각전 건물만 겨우 비좁게 있던 것을 33평, 63평 주택을 차례로 사들여 넓히고 심월당으로 리모델링하기까지 몇 십 년 동안 교도들은 정성을 다해왔다.

김자경 교도회장은 "올해 1월1일부터 시작된 천일기도에 전교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천일기도용 책자를 만들어 배포해주신 교무님 정성으로 체계적인 기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일기도용 책자는 교도들에게 기도를 안내하고 유무념으로 체크하도록 하기 위해 기도식순, 기원문 양식, 천일기도 출석카드, 〈정전〉·〈대종경〉 체크카드로 구성돼 있다.

기도식순에 따라 기도를 올리고 천일기도 출석카드에 날짜별로 체크한 후, 매일 정해진 분량에 따라 〈정전〉 2~4페이지, 〈대종경〉 5~10장씩 봉독한 후 체크하도록 돼있다. 천일이라는 오랜 기간에 자칫 허물어지기 쉬운 기도 정성을 다잡게 만드는 안내서로, 일년에 〈정전〉은 12회, 〈대종경〉은 6회 완독하는 공부 기회가 된다.

각자 가정에서 올리는 개인기도 외에 교당에서 매일 단별 릴레이 기도가 또 있다. 5개 교화단이 일주일씩 맡아 교당에 와서 기도를 올린다. 매일 새벽 5시에 문자를 보내 단원들을 깨우는 소중한 법문 공양을 꾸준히 하고 있는 서원단 성의종 단장을 비롯해 전 교도들이 릴레이 기도에 지극한 정성을 모으고 있다.

시불·생불·활불의 정성으로 조금씩 젊어지고 있는 서성로교당 아래채 심월당에는 오래된 사진들이 정겹게 전시돼 있었다. 원기55년 4대 학생회 졸업사진 속 교복 입은 학생들이 대각전 2층 학생회실에 모여 호기롭게 외치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 교당 주변 목공소를 사들여 10층짜리 학생회관 건물을 짓자. 사우나·볼링장·당구장이 있는 제일 큰 교당을 짓자!"
▲ 자비단에는 오광원 어르신을 비롯한 선진들이 교당의 역사를 지키고 있다. 어버이날을 맞아 후진들이 꽃을 달아드리고 큰절을 올리는 등 성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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