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추모의 달을 맞아 원불교 교조인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의 일대기 10상(十相)을 주제로 한 서사극(敍事劇)이 첫 공연을 올려 원불교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번 공연은 국내에 이름난 연극단인 연희단거리패에 의해 이뤄진 만큼 그 수준이 높아 원불교 교단의 환호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먼저 소태산 대종사가 열반한 유월에 서사극이 시작되어 추모의 분위기를 진작시킨 점에 큰 박수를 보낸다.

소태산 대종사가 대각하기 전 강변입정 당시의 큰 화두였던 '이 일을 어찌할꼬!'를 대주제로 한 이번 공연은 제1막 수행편으로 관천기의상, 삼령기원상, 구사고행상, 강변입정상 등을 대종사의 젊은 시절 모습을 닮은 윤정섭 배우를 내세워 진지하고 치열한 구도적 삶을 웅장하게 엮어냈다. 대종사 구도 과정을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로 목도한 관중들은 수행적 삶의 모델을 보면서 대종사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정을 더한층 깊이 했다. 제2막 교의편은 장항대각상, 영산방언상, 혈인법인상, 봉래제법상, 신룡전법상, 계미열반상 등을 소태산 대종사 원숙기의 모습을 닮은 이원희 배우를 내세워 원불교 회상 창립의 과정을 장엄하게 드러냈다.

이처럼 수준높은 소태산 대종사 서사극이 세상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은 극작가요 연출가인 이윤택(64· 법명 영태)씨와의 인연으로 비롯됐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인 원기55년(1970) 부산 대신교당에서 입교, 학생회 활동을 한 뿌리 깊은 원불교인이다. 순수한 학생 시절에 원불교를 접하고 <원불교 교전>을 탐독한 법연으로 성장하여 사회적으로 연극 연출가로서의 명성과 권위를 갖췄다. 그가 어릴적 원불교에 대한 향수와 보은의 마음으로 소태산 대종사 일대기를 자신이 이끄는 국내 유수의 연극단인 연희단거리패를 동원해 무대에 올린 것으로 또 하나의 인간적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한 가지 사실을 볼 때에도 청소년 교화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60대 전후에 이른 사람들이 고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에는 원불교 학생회가 참으로 활발했다. 그 시절 학생회 활동을 했던 인연들이 다시 원불교 신앙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교화 활동을 새롭게 한다면, 교단에 기쁜 소식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

6월초 서울 남산의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소태산 대종사 서사극 '이 일을 어찌할꼬!'는 11월까지 부산 익산 광주 전주 춘천 영광 등지를 돌며 순회 공연을 통해 원불교교도들과 만남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원불교 교도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대환호를 받을 것이다. 공연을 준비한 교정원 문화사회부의 공을 치하하면서 더 나아가 연희단거리패 같은 우수한 연극단과 인연이 닿았을 때 내공을 높여 교도에 국한하지 않고 일반 국민들이 호감을 가지고 공연장을 찾을 수 있는 보편적 수준으로 소태산 대종사 관련 연극을 크게 업 그래이드하는 기회를 다시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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