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기를 맞은 우리 교단의 가장 큰 화두는 교화다. 교화 정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현장에서 교당교화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성공사례들을 찾아가 교화박람회를 기획했다.

1주 지역사회 연대로 자리잡은 교당
2주 교도조직, 교화매뉴얼 성공사례 교당
3주 교단의 미래, 청소년교화 성장한 교당
4주 교화대상을 시대에 맞춘 교당

강남교당 '인도하고 싶은 법회' 진행 위해 수차례 공의거쳐 이상적인 법회식순 정립

서울교당 교도들에 '사명감' '목표의식'부여하며 교당 교화계획 수립, 공감대 형성

구이교당 자리이타 사농공상 교화단 공동체 구성, 법연깊은 일원가족으로 보은 봉공


▲ 항단장을 중심으로 교화단을 관리하는 강남교당 교화위원회와 교화운영활동의 초점을 교화와 훈련에 두고 운영되는 운영위원회의 합동회의 모습.
현장교화의 베이스캠프는 교당이다. 교화는 '오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명쾌한 명제에 이견이 없다면, 그 시작은 교당에서 출발한다. 찾아가는 교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찾아오는 교화다. 찾아오게 하는 교화의 방법, 그 일순위는 '오고 싶고 인도하고 싶은 교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강남교당

원기백천(원기100년 천명교화)과 천불도량의 꿈을 실천하며 자곡동에 새 교당을 마련한 강남교당. 원불교 미래교화의 희망을 싹 틔웠던 강남교당은 원기101년 10월 새로운 비전을 수립, '우리는 원불교 희망'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원기108년까지 '대도시 교화의 모델교당'을 만들기 위한 교도들의 꿈이 일원상기에 새겨졌다.

지난해 강남교당의 교화현황을 살펴보면, 새로이 교당을 방문한 104명의 신입교도 중 31명이 꾸준히 법회에 출석하고 있다. 화요법회 120명, 일요법회 280명, 청소년 110명 출석으로 출석교도 500명을 상회하고있다. 특히 강남교당 교도와의 연원 없이 스스로 찾아오는 자곡동 주민들도 증가하고 있다. 교당의 문화프로그램 및 시설(꿈밭작은도서관, 하늘사람 놀이터)을 찾는 지역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남교당의 자곡동 시대는 곧 지역교화의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강남교당의 교화성장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비단 특급지 교당의 양적성장이 아니다. 그 중심에 교도들의 조직화가 견고하고, 이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철저한 교당운영 시스템이다. 원기92년 부임한 한덕천 교무는'교무 개인의 능력에 따라 교당이 움직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으로 '재가들의 능력이 충분히 살아나는 교당'을 만들기 위한 공의에 들어갔다. 교도들이 비전팀을 꾸려 '교당을 어떤 틀로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며 교당 규정을 만들었고, 규정에 따라 교당 시스템을 구축했다. '교도들의, 교도들에 의한, 교도들을 위한 교당'의 출발점이었다.

강남교당의 교화위원회는 항단장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교화단을 관리한다. 교당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지역교화를 활성화시키고, 신입단을 정규단으로 편성해 신입·전입교도를 밀착 관리한다. 매주 마지막 법회는 가족법회로 가족교화를 정례법회화하고, 지역노인층을 대상으로 사랑방교화를 추진해 종교가 없는 남성 중심의 사랑방 커뮤니티를 조성한다. 교화에 대한 전략과 이에 따른 평가까지 교화위원장이 책임지고 교화위원회를 운영하며 교무진은 참여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교도들의 자율의지와 분과의 전문성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훈련분과, 총무재정분과, 법회분과, 봉공여성분과, 홍보분과, 강남선원, 원문화센터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는 모든 교화운영 활동의 초점을 교화 및 훈련에 두고 있다. 운영위원회에서 특히 주목할 분과는 '법회분과'다. 강남교당 교도들은 교화성장의 가장 기본이 '법회'라는데 이견이 없다. 다른 교당에 없는 법회분과를 만든 것은 법열이 넘치는 법회를 통해 '오고싶고 인도하고 싶은 법회'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성스러움을 체험하는 법회(聖化), 법의 깨달음이 있는 법회(法化), 즐거운 법열이 있는 법회(樂化)를 진행하기 위해 법회분과 교도들은 수차례 자체 식순을 만들고 연습하면서 가장 이상적인 법회식순을 정립해냈다.

교화위원회와 운영위원회의 위원장은 회장단이 되고, 매월 한차례 회장단과 교무진이 함께하는 합동회의를 통해 교당 자금 운영보고와 교당 내 각종현안, 교화계획 등을 협의한다. 재가교역자 역할이 법회식순 진행 등 단순역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교당의 모든 예산권과 재가교역자 선발권을 위임함으로써 교도들의 역량 강화와 조직의 투명성을 살려낸다.

교당 예산 전반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시스템으로, 전문회계사를 별도 감사로 선임해 회계감사 또한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 교당 자금 운영에 대한 투명성은 교당 운영과 직결돼 조직의 단합과 교도들의 응집력을 높이고, 그 모든 결과는 교화 성장으로 평가받는다.

일과 대부분의 시간을 수행과 설교준비에 매진한다는 한덕천 교무. '교도들이 세운 비전을 어떻게 구현해갈 것인가. 천불도량을 어떻게 빛나게 써서 교화의 장을 만들 것인가 연마하고 연마한다'는 그. 강남교당 재가출가 교도가 모두 한마음이다.

맥을 잇는 조직교화, 서울교당

"초창기 원불교의 성공적 성장의 배경에는 조직을 잘 활용한 '조직교화'의 힘이 있었다"고 말하는 서울교당 박성연 교무. 그는 "'조직화'는 교화단, 회장단 등의 외형적인 교당 조직을 구성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에 '사명감' '목표의식'을 부여하고, 그 사명과 목표에 따라 조직을 재구성하는 것까지다"고 부언한다.

원기95년 부임한 그는 제일 먼저 한 것이 교당현황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이를 토대로 교당 교화방향과 사명에 대한 명확한 밑그림을 그리고, 이것을 교도들에게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하고 신념화했다. 그 다음은 교도 간에 교당 교화계획 수립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전 교도를 대상으로 당시 교정원 역량개발교육팀 전자균 교무를 초청해 '비전수립'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비전 수립의 필요성을 주지시켰다.

이어 그해 8월, 비전수립위원회를 선정했다. 비전수립위원은 교화협의회 임원과 30·40·50대 각 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대표자를 한 명씩 선별했다. "비전수립위원회를 구성할 때 중요한 것이 대표성이다. 교도들각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되지 못하면 교도들의 관심이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비전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 첫 단계가 교도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일이었다. 설문지를 통해 교도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분석했다. 비전수립위원회를 중심으로 1년간 30여회의 지속적인 회의가 진행됐고, 원기95년 법회시간에 비전추진내용을 발표했다. 전교도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간점검 시간이었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비전을 수립했다.

원기96년 임시 교당교의회에서 비전추진 현황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다. 이렇게 승인된 서울교당 비전은 워크숍을 거쳐 전 교도들에게 공개됐다. 비전달성기원 봉고식을 중앙총부 영모전에서 올린 교도들은 비전선포식을 거행했다.

이렇게 수립된 비전은 원기100년까지 4년간 추진됐다. 박 교무는 "원불교 인사정책이 순환제이기 때문에 교당교화가 출가교역자 중심으로 이어가는 상황은 교화방향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가교역자들의 역할 확대와 훈련에 공을 들인다. 교당의 규모, 특성과 발전단계에 따라 재가교역자 구성과 규모, 역할을 제시하고, 어떻게 다음 단계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매뉴얼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직교화에 있어 재가교역자 역할 확대는 필연의 선택이다.

경제공동체로 일원가족, 구이교당

자리이타 사농공상의 교화단 공동체를 구현하는 구이교당은 법연 깊은 일원가족으로 거듭나고 있다. 협동조합과 교화단 공동체의 조화를 이뤄가는 구이교당 교도들은 수도와 생활이 둘이 아닌, 종교의 시대화·생활화·대중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구이교당 백영환 교무는 정기훈련 형태로 매주 토요일 공부모임을 8년째 진행하고 있다. 교도들은 일원상 진리 공부와 경제활동을 병행하며 교화단으로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체득했다. 구이교당 공동체 생활을 하는 이인광 교무는 '교법의 가치'를 이야기하며 '교화단 조직에 대한 이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기훈련을 통해 '안으로는 훈련, 밖으로는 봉공'하는 협동조합의 큰 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6급지 교당의 교화현실을 감안할 때, 두 배 이상 늘어난 숫자상의 교화성장도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교법정신으로 경제공동체를 일구며 일원가족으로 성장하는 모습에서 미래교화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직장에서 공장에서 각자의 일터에서 보은봉공을 실천하며, 진정한 의미의 경제공동체를 일궈가고 있음이 더 값진 열매임을 이 교무는 전한다. 교법으로 하나된 일원가족, 교화의 최종 목적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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