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문재인 대통령이 6.10항쟁 30주년을 맞아 던진 새로운 화두는 '경제 민주주의'였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키워드는 '통합'이었다. 4.19혁명부터 부마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거치며 지난해 '촛불혁명'으로 이룩한 민주주의 성취는 지역과 세대, 이념을 뛰어넘는 국민 통합의 결과물이다. 이제는 경제 불평등까지 넘어서는 통합을 이루자는 것이다.

미국 사회학자인 탤컷 파슨스(Talcott Parsons, 1902~1979)는 통합을 일컬어 "복수의 사람들 사이에 공통의 목표가 존재하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각자의 역할이 분담되어 있고, 역할의 수행이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임을 서로 인정하고 있으며, 분담하고 있는 역할은 어떤 식으로든 그 사람에게 욕구충족을 가져다 준다"고 설명했다. 사회가 이루는 통합적 의미는 개개인의 목표, 역할, 만족이 하나로 삼위일체되는 순간인 것이다.

소태산도 세계가 놀랄 만큼 웅대한 스케일의 새 회상을 꿈꾸었지만 그 기반은 '통합'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는 "우리가 건설할 회상은 과거에도 보지 못하였고 미래에도 보기 어려운 큰 회상이라"며 "그러한 회상을 건설하자면 그 법을 제정할 때에 도학과 과학이 병진하여 참 문명 세계가 열리게 하며, (중략) 공부와 사업이 병진되게 하고, 모든 법을 두루 통합하여 한 덩어리 한 집안을 만들어 서로 넘나들고 화하게 하여야 하므로, (중략) 자연 이렇게 일이 많도다"고 했다. 선천시대 상충되기만 했던 도학과 과학, 공부와 사업, 모든 종교의 교지(敎旨)의 통합을 이끌어낼 때야 말로 참 문명세계가 도래한다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

6일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뉘어지지도 않는 그 자체로 온전한 대한민국'이라는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도 이런 '통합'의 역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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