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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갤러리 16 - 비밀의 화원
작은갤러리 16 - 비밀의 화원
  • 이여원 기자
  • 승인 2017.06.16
  • 호수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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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엔 '친절한 앵자씨'가 있다
▲ 비밀의 화원은 미리내 군산 2호점으로 포크아트와 냅킨아트, 석고작품, 캔들 공예, 가구 리폼, 조화 꽃꽂이 등 엔틱한 느낌의 작품들이 다양하다.
▲ 비밀의 화원 '친절한 앵자씨' 김앵주 대표.
군산근대문화역사거리 천사(1004)들의 퍼즐 맞추기 상설공방

작품 속에 담긴 웃음과 위안, 나누는 마음 가득한 미리내 2호점



공방 갤러리, 비밀의 화원 주인장 김앵주 대표. 그와의 만남이 처음은 아니다. 교단 유관기관 행사에서 포크아트 재능나눔을 하고 있던 그는 무척 밝았고 건강한 에너지가 넘쳤다.

그에게 마음이 먼저 끌렸고, 취재 도중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는 부스 체험을 하면서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무심히 몇 해가 흘러, 그녀가 운영하는 공방을 취재하러 가는 길. 인과 연으로 맺어지는 관계, 만나야 될 사람은 만나지게 되는 이치를 깨닫는다.

천사(1004)조각 그림그리기

비밀의 화원은 '천사(1004)들의 아름다운 퍼즐 맞추기' 상설공방이다. 천사들의 아름다운 퍼즐 맞추기 사업은 (사)전라북도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여행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볼런투어 활성화 사업의 일환. '볼런투어'는 자원봉사를 뜻하는 영어 '볼런티어'와 여행을 의미하는 '투어'를 합한 것이다. 관광객 등에게 지역에 보탬이 되는 공정여행을 독려하고, 도시디자인 봉사활동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봉사와 여행이 함께하는 볼런투어' 프로그램이다.

근대역사유적 및 유물이 많이 산재한 군산지역의 관광코스와 연계해, 이 사업의 그림 지도와 벽화도안을 기획·작업한 이가 그다. 지난해에는 6개월간 1000여 명의 가족단위 관광객과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이 '사랑'이라는 주제로 조각판에 그림으로 그렸다.

그는 6개월간 모인 1000여 개 조각그림을 추렸다. 조각그림 1개는 가로·세로가 각 10㎝ 크기. 외벽에 그림을 붙이는 실리콘 작업을 일주일간 거쳐 볼런투어 2호 벽화를 완성했다. 벽화에는 꽃말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인 빨간 아네모네를 함께 그렸다. 군산 근대문화역사거리에 천사들의 조각 퍼즐 벽화가 완성된 것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마음을 말이 아닌 수화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생각해 봤어요. 마음 착한 관광객들의 사랑으로 그려진 조각퍼즐을 수화로 표현했지요." 선한 웃음 가득한 얼굴이 더 많은 의미를 전하는 그의 설명이다. 그렇게, 근대문화역사거리 한쪽 담에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가 수화로 표현돼 있다. 2호 벽화는 (사)전북척수장애인협회군산지회 봉사자들이 함께 벽화를 완성했다. '희망'을 주제로 완성한 1호 벽화는 근처 아리랑식당 뒤편에 있다.

지역사회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그는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고, 또 무엇보다 서로에게 가슴 따듯한 추억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열심히 일하는데 돈이 되는 일은 아니예요." 말 끝, 더 환하게 더 밝게 웃는 그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인다.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비밀의 화원은 미리내 군산 2호점이다. '미리내 운동'은 다른 사람을 위해 미리 음식이나 음료 값 등을 지불해놓는 일종의 기부 운동.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미리내' 캠페인에 그가 빠질 리 없다.

"미리내는 순우리말로 '은하수'라는 뜻이 있어요. 은하수의 별처럼 나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의미겠지요?" 말 끝엔 어김없이 호탕한 웃음이 더해지는 그. 공방 겸 카페를 운영하다 지금은 카페는 잠시 접어둔 상태지만, '뭐든 나눌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의 유머코드라면 혹시 이런 문구가 쓰여 있지 않을까, 잠시 상상해본다. "군산에 오신 잘 생긴 남자 관광객, 맛있는 커피 드시고 가세요."

그의 유쾌함이 빛을 발하는 대목은 바로 비밀의 화원에서 진행하는 번개 특강. 'blind oneday class'로, 그의 표현대로라면 '묻지마 특강'인 셈이다.

5명 이상 수강생을 대상으로 저렴한 재료비에 특강내용은 당일 공개, 특강시간은 4~5시간. 무엇을 만드는지 당일 참석해야 알 수 있지만, 작품 결과물에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독특한 수업방식이다.

그녀가 운영하고 있는 밴드 등 SNS를 통해 특강 일정이 불시에 공지되지만, 모든 일이 그의 생각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닐 터. 요즘에는 5명이상 조를 짜서 수업일정을 먼저 요구해오는 '묻지마 특강' 마니아들이 생겨났다고 귀띔한다.
▲ 비밀의 화원은 천사들의 아름다운 퍼즐 맞추기 상설공방으로 '사랑'이라는 주제로 벽화를 완성했다.
▲ 비밀의 화원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인 꽃 고무신.


친절한 앵자씨와 어색한 태발씨

군산 구도심에 위치한 비밀의 화원은 포크아트와 냅킨아트, 석고작품, 캔들 공예, 가구 리폼, 조화 꽃꽂이 등 엔틱한 느낌의 작품들이 다양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꽃 고무신. 고무신에 그만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핸드메이드 작품으로, 커플로 주문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곳에선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기초 테크닉을 꼼꼼하게 지도한다.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기본적인 단계와 기본 스트로크, 작품의 도안 등 제작 과정 속에 담긴 이야기가 곧 작품의 네이밍이 되고 스토리가 된다. 누구나 배워서 집에서 사용하는 소품들에 나만의 그림을 표현할 수 있고,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더라도, 냅킨을 이용하는 방법 등으로 얼마든지 멋진 작품이 탄생된다.

일상의 작은 소품에서 가구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곳 공방 갤러리의 매력은 그림을 그려보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 그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본 사람들은 '충분히 즐긴다'는 것을 제대로 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전해지는 웃음과 기쁨, 즐거움이 서로에게 더한 위안이 되는 것이다.

그는 이곳에서 '친절한 앵자씨'로 불린다. '168센티미터에 45킬로그램을 꿈꾸는 천상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친절한 앵자씨'. 그런 그의 곁에서 항상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이는 '어색한 태발씨'로 불리는 남편 김태우 씨. 비밀의 화원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이들 부부다. 공방 갤러리, 비밀의 화원에 '친절한 앵자씨'와 '어색한 태발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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