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거기 출연한 한 외과의사의 이야기가 가슴에 남았다. 우리는 보통 상대의 안부를 물을 때 몸은 건강한지, 아픈 곳은 없는지를 묻곤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된 시대에 몸이 아프면 웬만한 곳은 치료가 가능하나 마음이 아픈 것은 치료할 곳도 치료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자신은 하루에도 수많은 암환자를 상대하는데 사실상 그들의 병을 치료하기 전에 그동안 쌓였던 하소연만 1~2시간 이상 들어준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에게 나타나는 몸의 병들은 마음이 근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략) 세상 사람들은 육신의 병은 병으로 알고 시간과 돈을 들여 치료에 힘쓰지마는 마음의 병은 병인 줄도 모르고 치료해 볼 생각을 내지 않나니 이 어찌 뜻 있는 이의 탄식할 바 아니리요, 육신의 병은 아무리 중하다 할지라도 그 고통이 일생에 그칠 것이요, 경하면 짧은 시일에 가히 치료할 수도 있으나 마음의 병은 치료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두면 영원한 장래에 죄고의 종자가 되나니, 마음에 병이 있으면 마음이 자유를 잃고 외경의 유혹에 끌리게 되어 아니 할 말과 아니 할 일과 아니할 생각을 하게 되어 자기 스스로 죽을 땅에 들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 천대를 불러 들이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 고통을 만들기도 하여, 죄에서 죄로 고에서 고로 빠져 들어가 다시 회복할 기약이 없게 되나니라. 그러나, 마음에 병이 없으면 시방 세계 너른 국토에 능히 고락을 초월하고 거래에 자유하며 모든 복락을 자기 마음대로 수용할 수 있나니, 그대들이여! 이 선기 중에 각자의 마음병을 잘 발견하여 그 치료에 정성을 다하여 보라."(〈대종경〉 수행품 56장)

몸은 아프면 드러난다. 그래서 우리는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며 병을 낫게 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 그러나 마음의 병은 드러나지 않는다. 때문에 모르고 지나가거나 알아도 숨기거나 치료 방법을 잘 몰라서 혼자 앓다가 더 깊은 고통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에게 안부를 물을 때 안색만 봐도 알 수 있는 몸보다 마음의 안부가 더 간절할 수 있다. 요즘 마음은 평안한지, 마음이 아프지는 않는지, 한번쯤 상대의 마음을 챙겨 준다면 그 이상 반갑고 행복한 안부 인사가 더 있을까….

대개 사람들은 주기에 따라 몇 백만 원을 주고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다. 그런데 정작 마음을 돌보는 일에는 소홀하다. 나 역시 힘이 들면 그저 가까운 사람에게 몇 마디 털어놓는 일이 다일 때가 많다.

이제는 나와 만나는 상대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매일 한 번씩 마음의 안부를 묻기를 권하고 싶다. '마음' 잘 지내시나요? 하고 말이다. 몸보다는 마음이 아픈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대종사는 우리에게 마음병 치료의사가 되라고 했는데 정작 나는 내 마음조차도 챙기지 않고 살아갈 때가 많다. 부끄러운 일이다. 나 또한 이번 기회에 마음 안부에 공을 들여야겠다. 그 첫 시작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여러분들의 '마음'이 항상 건강하시기를….

/광주교당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