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전 교무의 논문 일부 '교화의 역사'.
원불교학 논문은 얼마나 이뤄졌으며, 이른바 학계에 제출된 연구성과는 어떠한가? 원기102년(2017) 6월 현재 학술정보서비스(RISS)에서 '원불교'라는 이름으로 학위(석·박사)논문을 검색하면 약 400편이 나타난다. 이에 '소태산 대종사(박중빈)'·'정산종사(송규)'·'대산종사(김대거)' 등의 인물을 더하면 상당히 불어난다. 이 밖에 연구논문과 단행본·연구서, 그리고 각종 자료를 합하면 교학계 즉 원불교학계의 현황이 드러난다.

이런 교학 최초의 석사논문은 서경전(斗山 徐慶田)교무가 원기56년(1971) 원광대학교 대학원에 제출한 〈원불교교화에 관한 연구〉이다. 당시의 시대를 반영해 프린트본 148쪽에 달하는 논문이다.

구성은 서론, 교화론, 교화학의 제문제, 교화의 3요소, 결론으로 이뤄졌다. 당시까지 예비교역자 커리큘럼에는 '포교학개론'이 있었는데, 서경전 교무가 담당하면서 '교화학개론'으로 이름을 바꿔 강의했다. 논문에서는 '포교와 교화는 일반적으로 혼용하고 있으며, 같은 용어에 선교·전도·포덕·교도·교유·감화·권화 등 유사한 용어가 허다하다'고 전제하고, 교화를 교리선포를 의미하는 포교보다는 '교도감화(敎導感化)·교도전화(敎導傳化)·교도화익(敎導化益) 등의 뜻을 지닌 용어들의 줄임말로, 범부(凡夫)가 변하여 성인이 되게 하고 호의자(孤疑者)가 변하여 정신자(正信者)로 되며 그릇된 이가 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는 교화'가 알맞은 것으로 본다. 그리고 교화3요소인 교역자·교당·교도라는 교화현장에 대한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교학은 크게 나누어 교리학(敎理學)과 교화학(敎化學) 즉 이론교학과 실천교학으로 나눌 수 있는데, 교화학 논문이 먼저 제출되어 주목된다. 당시는 원불교학의 태동기였다. 일원상·사은사요·삼학팔조를 중심한 교리체계부터 교조 소태산대종사의 생애와 성업, 교단의 제도와 역사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리가 필요했던 시기이다. 교양과목의 교재인 〈원불교학개론〉 즉 현재의 〈종교와 원불교〉라는 교과서가 집필되기 전이었다.

그러나 교단적으로는 교화현장의 목소리를 학문적으로 담아내는 요청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개교반백년기념대회를 앞두고 원기48년(1963) 교화3대목표인 연원달기·교화단불리기·연원교당만들기를 설정하고 거교적으로 추진해오던 상황이었다. 서경전 교무는 교화현장에 몸담고 있었으므로 이를 수행하기에 적절한 역할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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