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원음합창단 정기연주회

▲ 서울원음합창단 공연에서 단원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한 무대는 감동과 울림을 줬다. 합창단은 의상을 비롯한 다양한 연출로 원불교 합창의 정체성을 제시했다.
문화로 여는 교단 2세기를 서울원음합창단이 희망의 무대로 가득 채웠다. 18일 마포아트센터공연장 맥에서 열린 제29회 서울원음합창단 정기연주회는 '서울지구합창단' 창단 이후 43년째를 맞는 서울원음의 실력과 내공, 고민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무대였다.

'원불교 2세기, 세상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연주회는 1부 '우리! 오직 한길로!'와 2부 '추억 그리고 가족', 3부 '말씀따라 영겁을'로 나뉘어 2시간을 꽉 채워 펼쳐졌다. 새소리를 배경으로 시작한 첫 곡 '새벽기도'는 이른 아침 영성 가득한 시작의 분위기로 숙연함을 이끌었으며 '이 몸이 성도하여', '한 길로 가게 하소서' 등으로 관중들을 집중시켰다.

2부는 '첫사랑',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등 친숙한 일반곡을 친근하게 풀어내어 호응이 컸다. 특히 2부 마지막 곡인 '가족이라는 이름'은 신재상 지휘자가 "오늘 이 연주회는 단원들을 격려하고 응원해준 가족들 덕분에 가능했다"고 직접 전하고, 단원들 가족사진들을 영상으로 띄운 채 신림교당 유상명 어린이와 합창을 함께 하는 보은의 무대를 연출했다. 유 어린이의 맑고 밝은 음성과 단원들의 감사의 노래가 어우러져 관중들은 감동의 눈물과 박수로 화답했다.

3부는 교의품과 인도품, 교단품을 차례로 연주하며 거룩한 분위기를 이끌고, '아름다운 영산이여'로 클라이막스를 끌어냈다. 앵콜곡으로는 '새천년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16곡이라는 풍부한 합창곡과 함께, 젊은 단원 8명이 '서울원음합창단 난타팀'을 꾸려 '개벽'이라는 난타공연을 펼쳐 '잘 차려진 잔칫집'의 느낌이 여실했다. 또한 우리 시대 젊은 무용가 중 한 명인 원남교당 이천웅 교도의 한량무도 연주회의 흐름과 잘 어우러지는 수준 높은 공연으로 호응이 컸다.

한편 여타의 합창단처럼 서울원음도 1,2부에서 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이었지만, 3부에서는 여성단원들이 한복을 입어 성가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는 평이다. 곡 선정과 무대 연출, 대금과 타악 반주 등으로 원불교음악 무대에 대한 관중들의 기대를 잘 짚어낸 만큼, 서울원음이 의상을 비롯한 다양한 연출에서 원불교합창의 정체성을 제시해주리라는 기대가 커진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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