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규 교도/분당교당
대종사 서사극 '이 일을 어찌할꼬' 공연 보며

영산선학대 Y-Singers 공연 때 빈 자리 떠올라

교단 문화, 스스로 존중하고 관심 가져야



어둡고 어지러운 난세를 바라보면서 처화(處化)는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마침내 소태산 박중빈은 창생제도의 염원과 포부로 새 회상의 길을 제시 한다.

'먼저 너 자신의 정신을 개벽하라고!'

그러나, 나라마저 잃은 어려운 시대적 상황과 환경 하에서 그 뜻을 펴고 세상을 구하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하지만, 하늘에 그 뜻이 닿았음일 터, 새로운 정신개벽으로 난세를 바로 잡고 가로질러 가는 일원대도의 불길은 바야흐로 온 세상에 그 대명의 빛을 더욱 크게 발하였으니….

대종사의 일대기 '이일을 어찌할꼬!'가 국립극장 '하늘극장' 무대에 올려졌다.

대종사의 생애를 십상으로 구성한 '이일을 어찌할꼬!'는 대종사의 탄생과 대각, 구세의 서원과 경륜, 원불교 창립의 교단사를 재현한 가장 한국적인 서사극으로 원불교 문화교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해 준 창작예술 무대였다.

우리는 이번 무대야말로 종교가 예술을 만나 또 하나의 훌륭한 교화의 장을 열어가는 감동적인 현장일 수 있음을 목격했다. 그리고 이번 '이일을 어찌할꼬!'의 성공적 초연을 본 사람이라면, 이제 우리도 '풍류로 세상을 건지는' 또 하나의 교화문화 육성에 보다 큰 관심과 무게를 더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으리라 믿는다. 이번 공연은 무대와 관객이 하나로 대 성공작을 이루며 많은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나는 이 감동적인 무대를 보는 동안, 지난달(5월14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영산선학대학교의 열린음악회 '새 회상 만난 기쁨'을 떠올리면서, 그 때의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웠던 감회를 되삭여야 했다. 그때에 느꼈던 우리교단의 연대의식의 부재에 대한 실망감이 어찌나 컸던지….

그때, 영산대학의 공연은 그야말로 우리의 '원불교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날의 공연은 나무랄 데 없는 수준급이었을 뿐 아니라, 특히 예비교무들이 출연한 Y-Singers는 우리 청년문화를 대내외에 널리 홍보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 자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관람석이 빈자리로 남아있어야 했던 가슴 아픈 기억은 그 이유가 혹시나 관계자들의 홍보미흡이나 수도권지역 교역자들의 관심부재에 기인한 것은 아니었는지….

그리하여, 아직도 그 의문이 풀리지가 않는다. 그 공연을 위해서 아마도 전교생이, 아니 전 대학이 나서서 상당기간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텐데, 그리고 또 원거리 수도권 공연을 위해 동원된 수고와 투자 또한 그리 만만치는 않았을 텐데….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안타까운 것은 모든 출연자(예비교무)들의 노력만큼이나 그 공연내용과 수준 또한 가히 대단한 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객석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눈에 띄었던 아쉬움을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지.

참으로 그처럼 좋은 교단홍보와 교화의 기회를 전혀 살려내지 못하고 만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나는 유감스러운 마음을 금치를 못한다.

이번 '이일을 어찌할꼬!''에 대한 지대한 객석의 관심과 인파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우리내부의 단합과 연대의 현주소 같은 것이 얄밉게도 자꾸만 고개를 들고 나와서 감히 한 마디 해보는 이야기다.
이제 교화도 나름의 문화 위에서 그 창조적 역동성를 키워나가야 한다. 우리들의 문화와 함께 그 발전의 괘를 그려나가야 한다.

제2세기 교단의 문화는 지금부터 우리가 헤아리고 다듬어 나가야할 또 하나의 교화발전 과제다. 우리 자신부터 우리문화를 존중하고 관심을 넓혀나가자.

'이일을 어찌할꼬!'의 서막을 보면서, 이제 우리도 보다 참신하게 시대적 정서를 리드해 나갈 우리 고유의 '문화교화'를 위해서 새롭게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를 다시금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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