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북공동선언 제17주년을 기해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가 주관한 평화행동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천여 재가출가교도들의 연대로 장엄하게 펼쳐졌다. 6월 15일은 2000년 당일에 남북한 정상인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분단 55년만에 평양에서 만나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 역사적인 날이다. 남북정상이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고, 이산가족 상호 방문과 경제협력을 비롯한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여러 분야에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던 것이다.

이러한 남북한의 상생과 화해의 분위기는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 가동 등의 경협과 교류를 해오다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남북 관계는 다시 불통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시기에 당해서 미국은 주한미군과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은 물론 한국 국민들을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한국의 박근혜 정부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합의하고 경북 성주에 사드 장비 일부를 들여놓았다.

사드가 배치된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일대는 원불교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좌우보처불인 정산 송규·주산 송도성 종사 형제가 탄생한 성지이다. 성지를 침탈해 종교의 신성성을 훼손하게된 것이다. 원불교 교단은 성지수호비상대책위를 거교적으로 꾸려 일년이 넘는 오랜 기간에 걸쳐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사드 철회를 주창하고 있다.

6.15평화행동은 6월말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대통령에게 원불교 교단의 사드 철회 입장을 최후통첩으로 알리는 의미있는 모임이었다. 이날 성지수호대책위 실무대표들이 청와대와 미대사관을 찾아 사드 철회를 주창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일본 교토에 설치된 사드 현장에서 반대운동을 펼치는 이케다 다케네씨를 초청해 일본의 실태를 들었다. 이어 미대사관 앞에 도열하여 '사드가고 평화오라' '사드는 미국으로 평화는 한반도로' '사드 철회' 등 구호를 연호하고, 명상과 100배 헌배, 기도식 등 평화행동을 3시간에 걸쳐 장엄하고 엄숙하게 펼쳐 원불교의 굳센 의지를 드러냈다.

지금도 성주 소성리 현지에서는 사드로부터 평화공동체와 종교성지를 지키기 위한 치열한 몸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태극기를 앞세운 보수단체들이 소성리에 나타나 사드 철회를 외치는 주민들을 위협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사드문제는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밝혀졌다. 만약 한국 정부가 사드철회를 요구하면, 미국은 주한미군 철수의 배수진을 칠지도 모르는 형국이다. 성주성지를 사드로부터 수호해 내는 일은 참으로 지고지난한 일이다. 성지를 지켜내고자 몸을 돌보지 않는 재가출가 동지들의 노고에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