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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칼럼/ 교단 2세기, 사람이 미래다
교무칼럼/ 교단 2세기, 사람이 미래다
  • 이정식 교무
  • 승인 2017.06.23
  • 호수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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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교무/ 부산울산교구사무국장
시대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시대의 코드를 읽어내는 구성원 능력 절실




최근 세계바둑 1인자인 중국의 커제가 알파고와 바둑대결에서 완패했다. 알파고가 한국의 이세돌 9단에게 승리했을 때만 해도 인간이 우세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으나 알파고는 더 진화하고 발전하여 인간의 능력을 압도했다.

현대 사회는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과학문명의 첨단에 직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조만간 알파고보다 더 놀랍고 인간을 절망에 빠지게 할 많은 일들이 벌어질 것 같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한 소태산 대종사의 '개교의 동기'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지금까지 전개된 물질개벽도 농경사회 시대보다 훨씬 더 진보된 상황이기는 하나 앞으로 펼쳐질 물질개벽 시대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고 인간의 생각을 훨씬 뛰어 넘는 위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위기의 시대가 도래 한다고 단언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 교단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교단 2세기를 맞는 우리는 이 시대적 물음에 답을 해야 한다. 진보적인 생각으로 교단의 안을 들여다보면 좀 답답하다. 시대적 경향과 정신, 시대적 요구와 아픔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서 교단차원의 진지한 접근이 매우 미약한 면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대종사는 최초법어에서 사회현실, 중생이 처한 문제를 진단하며 법을 만들고 실천방법을 제시했다. 그만큼 현실을 떠나지 않고, 중생의 삶에 소홀하지 않았으며 열려 있는 시각으로 자신의 경륜을 시대화·대중화·생활화한 것이다.

현대사회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도태된다. 종교도 예외일 수는 없다. 종교는 전통을 고수하는 보수적 경향이 강하지만 소비자인 교도(신도)들에게 삶에 필요하지 않은 종교는 더 이상 절대적 권위와 신앙을 갖지 못한다. 시대적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고 시대정신을 이끄는 종교로의 변화 혹은 발전을 담보하지 않는다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여기서 또 다시 고민이 시작된다. 이러한 일은 사람이 완성하는 것이다. 시대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제생의세를 이루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필자의 기억 속에 우리 교단은 사회문제가 대두될 때 교법이 녹아있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대체로 무관심하고 냉소적이었다.

최근 한 예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도 성주성지 침탈의 문제가 아니었다면 과연 교단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다수의 행동으로 옮겨졌을까? 예상컨대 대부분의 교도들은 무관심했을 것이다. 극소수 교도의 희생적 활동이 없었으면 사드문제를 대중의 운동차원으로 끌어올릴 수도 없었을 것이다.

시대의 코드를 읽어내는 교단의 관심과 그 구성원들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종사는 최초법어 수신의 요법 제1조에 '시대를 따라 학업에 종사하여 모든 학문을 준비할 것이요'라고 제시해 주었다. 이 법문 속에는 시대를 관통할 통렬한 지혜를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는 가르침과 변화하는 시대에 꼭 맞는 맞춤형 교화방법론을 쉼 없이 계발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시대를 정확히 통찰하고 교법을 사회화할 뛰어난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 예비교무 수학과정 때부터 교리적 실력과 실천력으로 탄탄히 무장하고, 사회과학적 지식습득과 사회현장 체험의 기회를 가지며, 젊은 교화자들이 교화현장에 치열히 적용해나가는 열린 교화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것이 대종사가 제시한 '시대를 따라 학업에 종사하여 모든 학문을 준비할 것이요'의 뜻이다. 정산종사는 "오직 사업의 근본적 자본은 그 사업의 주인인 사람이며 그들의 알뜰한 정신이니라"고 말했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사람이나 단체는 우리에게 깊은 영감을 주므로 벤치마킹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여기에 여러모로 능력을 갖춘 재가교도 전문 인재들을 널리 찾아 재가출가 교도가 손잡고 함께 나갈 수 있는 교단이 되도록 열린 행정을 갖춰가야 한다.

미래는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모두가 밝은 미래를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후진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후회하지 않을 교단 2세기를 만들어가자. 교단 2세기는 사람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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