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중앙선거 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 '차기 대선 시대정신'에서 민주, 안보, 형평을 제치고 정의가 34.9%로 가장 높게 조사된 바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민이 정의에 대한 중대함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라 사료된다.

사실 정의에 대한 화두는 옛날부터 많이 연구돼 왔다. 지주들의 무자비한 착취에 대한 불합리로부터 탄생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며, 되도록 많은 사람이 행복한 것을 정의라고 주장한 벤담의 공리주의, 동기와 과정이 도덕적이어야 정의라고 할수 있다는 칸트의 정언명령,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배려한 형평성을 주장한 존 롤스의 정의론 등 다양하다.

이러한 정의의 가치 기준들이 하나같이 중요하지만, 만일 어느 한 기준만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될까. 오늘날 공산주의 사회같이 되거나, 소수의견과 약자가 무시되는 사회이거나, 과정만 의식한 나머지 결과에 무책임한 사회가 되거나, 사회적 약자만 배려한 결과 일반 구성원들은 언제나 공평한 기회를 침해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다양한 정의 기준이 적절히 적용돼 있다. 정치와 과학은 많은 사람의 의견과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 기준이, 의료에는 누구나 평등하게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주의 기준이, 교육에는 과정을 중시하는 칸트의 정의론이, 복지에는 사회적 약자를 우선하는 롤스의 정의론이 기초 매커니즘이 된다.

이는 한 시대를 대변하는 아무리 뛰어난 사상이라 할지라도 완벽할 수 없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즉 통합이란 불완전함에 대한 상호보완을 말한다.

소태산이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를 추구하기 위해 모든 종교의 교지(敎旨)를 '통합 활용'하려는 이유도 이와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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