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기57년 1월 발행된 〈세전〉의 표지와 내용.
〈세전(世典)〉은 사람이 나서 세상을 살아가는 도리강령을 밝힌 교서다. 정산종사의 찬술로 원기57년(1972) 1월 〈법어(法語)〉와 합본하여 〈정산종사법어〉(정화사)로 발행되었다. 삶을 1년주기로 밝히면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세시풍속이 되며, 일생주기로 살피면 관·혼·상·제(冠婚喪祭)의 4대의례로 요약된다. 그런데 4대의례를 넓혀서 보면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일대사로, 그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도리가 필요한데, 그 강령을 〈세전〉이라는 이름으로 설하고 있다.

구성은 전권을 10장으로 나누었다. 제1장 총서에 이어 제2장 교육에서는 교육에 대하여, 태교의 도, 유교의 도, 통교의 도, 제3장 가정에서는 가정에 대하여, 부부의 도, 부모의 도, 자녀의 도, 형제 친척의 도를 밝혔다. 제4장 신앙에서는 신앙에 대하여, 신앙의 도, 신자의 도, 제5장 사회에서는 사회에 대하여, 남녀의 도, 노소의 도, 강약의 도, 공중의 도를 밝혔다. 제6장 국가에서는 국가에 대하여, 치교의 도, 국민의 도, 제7장 세계에서는 세계에 대하여, 인류의 도를 밝혔다. 제8장 휴양에서는 휴양에 대하여, 휴양의 도, 해탈의 도, 제9장 열반에서는 열반에 대하여, 열반의 도, 천도의 도, 그리고 제10장 통론으로 종합했다.

정산종사는 "사람의 영식(靈識)이 모태에 들면서부터 이 세상에 나고 자라서 일생을 살다가 열반에 들기까지에는 반드시 법받아 행하는 길이 있어야 그 일생이 원만할 것이며 영원한 세상에 또한 원만한 삶을 누리게 되나니라."(총서)라 전제하고, "모든 도리의 근본되는 정신을 강령으로써 말씀하자면 태교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 청정한 마음과 상생의 마음과 공변된 마음을 배양하고 활용하는 것이 영원한 세상에 제일 큰 법이 되고 제일 큰 보배가 되나니, 옛 사람이 이르기를 '한 생각 청정한 마음이 이 도량이라, 항하사 칠보탑을 조성함보다 승하도다. 보배탑은 필경에 부서져 티끌이 되거니와 한 생각 조촐한 마음은 정각(正覺)을 이룬다'고 하였나니라"(통론)고 결론하고 있다.

정산종사의 찬술 교서에 〈예전(禮典)〉이 있는데, 이는 개인과 대중의 기거동작 등 삶의 현장에서의 의례작법(儀禮作法)을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삶의 도리강령을 밝힌 이 〈세전〉과는 상호보완의 성격을 지닌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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