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상 첫 한 달 훈련교법의 세계화 가능성 가늠

11과목 훈련이 외국인 교도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까.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가운데 지난 5월28일 만덕산훈련원에서 진행된 '외국인 교도를 위한 정기훈련(5월2일~31일)' 훈련평가회에 다녀왔다.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평가회는 우려와 달리 미국인 교도들은 교법에 대한 신앙과 수행, 이해력이 상당히 높았다. 

평가회는 외국인 교도의 11과목 평가라는 대목에서 주목을 받았다. 훈련법 지도-체험-평가를 통해 외국인 교도의 눈 높이에 맞추는 일은 교법의 세계화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영산선학대학교와 국제마음훈련원이 주관한 한 달 훈련을 체험한 외국인 교도들(미국인)은 "선이 앉아서만 하는 것이 아닌 무시로 할 수 있다는 사실과 영산선학대 학생들과 생활을 함께하며 순수한 영성적 에너지를 체험했고, 새벽 좌선부터 저녁 심고까지 집중훈련하며 마음변화를 살피는 동시에 한 달 배운 선 공부를 일상에 어떻게 풀어쓸까 고민이다"며 "마음챙김은 책이 아니라 실용적 가르침의 실천에 있다는 것과 수행자의 일과를 통해 삼학공부에 오롯이 집중했고, 관념적 수행이 아닌 점검하는 활선(活禪)으로 부처를 향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도 영산성지 기운이 좋아 자체가 무시선이었다. 교법을 더 깊게 공부하고 싶은 열망이 솟았다, 수행 경력이 차이가 났지만, 공유 수행으로 빠르게 정진할 수 있다, 한국어 수업 병행이 힘들었고 김주원 총장(Master)의 법문은 살아있었다, 〈교사〉를 배우면서 대종사가 처했던 시대적 아픔이 전해왔다고 개인 체험을 소개했다. 각자 주인공이 돼 미국에 원불교를 널리 알리는 것이 과제라고 털어놓았다.

▲ 원허주 교도(Kathleen Herr)

 

▲ 원신행 교도(Douglas Conkling)

원다르마센터 원신행 교도(67·Douglas Conkling)는 "원다르마센터에서 11과목을 따로따로 훈련했는데, 여기서는 일과 속에 하나로 이어져서 좋았다"며 "훈련으로 얻은 좋은 기운은 자신훈련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원선지 교도(Katherine O'Donnell)

원다르마센터 원선지 교도(67·Katherine O'Donnell)는 "고객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인데, 일상을 뒤로 하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초발심으로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것을 어떻게 풀어쓸까 하는 고민이 된다"고 밝혔다.

 

 

▲ 원진여 교도(Valerie Blair Feldman)


원다르마센터 원진여 교도(29·Valerie Blair Feldman)는 "예전에 불교 수련을 했었는데, 전혀 다른 느낌이다"며 "소태산의 가르침은 실용적인 것인데, 영산에서 방해받지 않고 집중훈련을 할 수 있어서 좋았으며, 영산 자체가 공부였다"고 평가했다.

 

▲ 원혜월 교도(Nikolas Wall)

노스캐롤라이나교당 원혜월 교도(20·Nikolas Wall)는 "짧은 훈련에서 느끼지 못했던 공부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한 달간의 집중훈련은 마음의 변화를 확실히 알게 했고, 정시 훈련이라 경계는 그렇게 많지 않아 마음의 굴곡은 심하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교당 원허주 교도(61·Kathleen Herr)는 "우리 교당은 소수의 수행자들이 공부하는 곳인데, 이곳은 학생들과 교무들이 있어서인지 전체가 수행자들이 사는 곳 같았다"며 "<교사>를 배우면서 소태산 대종사의 인간적인 면모와 시대적 아픔을 공유했다. 한편 미국에서 원불교의 미래는 가만히 있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자 주인공이 돼 알려야 한다"고 미국 교화의 과제도 직시했다.

▲ 레넬 데이드(Lennell Dade)

미주선학대학원 레넬 데이드 씨(50·Lennell Dade)는 "김주원 총장의 설법 중 '죽기로써 정진해 그 경지에 닿으면 새로운 경지를 볼 것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며 "나는 이것을 얻으러 왔고, 새로운 공부거리를 얻어간다.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바라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훈련은 송상진·정현기·이현인 교무가 진행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