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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문화읽기 20.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되려면
원불교문화읽기 20.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되려면
  • 손운섭 회장
  • 승인 2017.06.23
  • 호수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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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차문화전에서 선보였던 애프터눈 티.
"처음 학문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맨 먼저 뜻부터 세워야 한다"는 율곡 이이 선생의 말씀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입지(立地) 즉, 뜻을 세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차를 사랑하는 원불교 차인으로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차를 통해 교화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마음에 품고 있는 서원이기도 하지만 교도들에게 차를 통해 교화의 한 모퉁이에서 마음공부를 하는 도구로 명상의 역할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우리 원다회에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차명상은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잠시 일상을 떠나 소중한 시간을 아름답게 보내고자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교도들이 모여 함께 차명상을 하는 시간은 자신에게 온전히 돌아오는 시간이며, 아름다운 사람으로 피어나는 시간이기도 하고 서로를 성장시키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나란히 둘러 앉아 의식을 곧추세우고 차를 우리고 마시는 행위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선정의 시간이 된다. 행다에 집중하면서 홀로 차를 마시고 명상하는 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묵언 속에서 눈빛으로 교감하고 함께하는 시간은 참 아름답다. 차인은 차를 마시는 순간 언어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향기로 대화를 하게 된다. 옥빛의 맑은 찻잔에 번지는 은은한 향기, 그리고 둘러앉은 도반들과의 명상 시간은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다.

차에는 네 가지 향기가 있다고 하는데 참 향기, 난초 향기, 맑은 향기, 순수한 향기를 든다. 초의 선사는 우주의 모든 생명체가 이 네 가지 향기의 미덕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만 이 네 가지 향기는 쉽게 찾아지는 것도 아니고 쉽게 얻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없는 것은 더더욱 아니며 언제나 우리 내면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다고 한다. <다경>의 구난에는 이 향기들을 만나려면 우선 자신을 잘 만들고, 선악을 구별하여 욕심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하고, 또 화를 제어할 줄 알아야 하며, 나아가 자신의 마음을 늘 거울처럼 닦아 티끌이 머물지 않게 하고, 마음이 가는 길을 잘 살펴 항상 자신이 본래 그 자리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경지에 닿아야 네 가지 아름다운 향기를 맡을 수 있다고 하니 인간과 자연이 합일된 깨달음의 향기이며 환희의 향기라 하겠다. 가지고 있는 욕심을 버리고 홀가분한 상태에서 자연을 둘러보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느끼는 이 시간은 삶에 대한 힐링이며 깊은 사색에 빠져서 새로운 에너지가 충만하는 환희 그 자체다. 이를 통해 나를 더욱 더 사랑하게 되고 이해하게 되며 겸손, 경청의 자세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교만하지 않는 것은 나와의 싸움이기도 하며 명상을 통해서 참 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함께하는 도반들이 있어 더욱 더 행복할 일이다.

또한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도 차를 매개로 하여 차문화의 아름다움도 나누며 소통과 예절을 통해 마음공부를 재미있고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차를 음미하는 것은 마음의 여유를 누리는 것이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맑은 사유를 우려내는 일이라고 했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소통의 부재로 인하여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의 충돌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상대방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며 차로 인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서로 소통하게 되는 까닭도 나눔과 베품의 가치 때문일 것이다. 무엇이든 나누고 베풀고 따뜻하게 배려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어디서든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더욱 정진적공하고 공부해 아름다운 차인으로 거듭나서 어딜 가든 환영받는 사람, 함께 하고 싶은 사람으로 봉사하고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고 싶다.
▲ 손운섭 회장/원불교다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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