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님 법 알면 알수록 너무 좋아요"


-가장 요긴한 솔성요론, 일상의 표준으로 삼아
-염불과 좌선, 기도로 숨은 공덕 쌓아가는 공부인
-무심하고 담담하게 교법대로 살아가겠다는 다짐


친구들끼리 눈만 마주쳐도 까르르 웃던 시절. 중학교 갈 시험 준비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며, 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던 그 시절. 아련히 돌아보면 참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말하는 정읍교당 환타원 유환주(80·煥陀圓 柳煥珠) 교도.

"당시 선생님께서 사범대학교에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하면서 풍금으로 애국가를 가르쳐 주셨어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갖게 된 그는 '검사와 여선생'이라는 영화를 보고 검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병환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의사를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어머니를 떠나내보면서, 결국 그는 그 꿈을 가슴에 품었다.

그리고 올해 여든의 그, 그래도 그가 여전히 행복할 수 있음은 '원불교'가 있기 때문이다. "사촌 언니(유은정 교도·이수진 교무 모친)의 은혜로 원불교를 알게 됐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렇게 좋은 법문이 어디 또 있을까' 싶어요." 우리 교법이 얼마나 좋은지, 차분하게 전하는 그. 그의 말은 이내 상대방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원기50년 입교할 당시 서른 초반이었던 그는 한동안 원불교를 잊고 지내야 했다. 2남 2녀를 장성시키기까지 세상사 즐겁기만 했을 리 만무할 터. 남편에 대한 미움과 원망심으로 힘들었던 한때를 그는 기억했다. "미움과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장독대에 올라가 금이 간 그릇들을 빈 포대에 담아서 화가 풀릴 때까지 두들겨 패고는, 담 너머로 던져버리고 온 때도 있어요. 내 안에 있는 화와 원망심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원불교 수행법을 알게 됐지요."

그때부터였을까. 그의 신앙 수행은 한 걸음 한 걸음 깊이를 더해갔다. "대종사께서는 천만 가지로 흩어진 정신을 일념으로 만들기 위한 공부이면서, 순역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로 염불법을 말씀해주셨어요. 염불과 염불 십송을 외우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를 했어요." 극히 간단하고 편이해 누구든지 쉽게 할 수 있는 염불의 방법과 공덕에 대한 확신이 그에겐 있다.

동정간 구애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수행으로 그는 염불과 함께 좌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매일 4시30분에 일어나 마음을 챙기고 좌선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두 손 합장하고 사은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일상수행의 요법을 외우고, 원음방송 성지의 아침을 들으면서 좌선에 들어갑니다. 때로 새소리 물소리에 어느 고요한 숲속에 앉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개울가 맑은 물속에서 물고기가 한가롭게 노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편안한 시간이지요." 좌선의 깊은 경지는 아니더라도, 그는 지극히 편안하고 고요함, 그 자체를 온전히 느낄 뿐이다.

그가 일상의 표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 있다. 생활 속에서 우리의 본래 성품을 잘 거느려 활용하기 위한 16가지 조항인 '솔성요론'. "대종사께서 말씀하신 솔성요론만 잘 실천하면 되겠구나 싶어요. 가장 기초적이고 요긴한 표준이면서 우리 모두가 실행해야 할 공부법이지요. 이 법대로만 적극 활용해서 살면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모두 편안해지지 않겠어요?" 인터뷰 초반부터 느껴졌던 소박하고 담박한 그의 말 어디쯤에, 깊은 울림이 담겨지는 것일까. 생활이 곧 신앙이 되는 공부인이 주는 울림은 그렇게 말이 아닌 기운으로 깊고 깊었다.

그는 교당에서 진행하는 모든 기도에 빠지지 않는다. 4축2재는 물론 정초기도, 반백일기도, 105연대 군법당 불사, 여기에 교구에서 진행하는 각종 훈련까지 일심으로 참여한다. 모든 일의 우선순위가 원불교 일이다 보니, 치과 치료 등 개인적인 일정도 6월 중순 이후로 미뤄놓는다. 교당에선 육일대재 이후 7월 한 달 남짓 조금 여유 있는 시기라는 게 그의 설명.

"서원하는 모든 일이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일심으로 기도 주관하는 교감님을 뵈면 정말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어요. 제가 무슨 대단한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그저 교무님들 말씀이면 무슨 일이든 '예' 해야지요. 그렇게 여유 있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피고, 속 깊은 공부인으로 숨은 공덕을 쌓아가는 원불교인이 되자고 다짐합니다."

그는 '부모로서 교도로서 나는 인증을 받을 수 있을까?'를 한시도 잊지 않고 연마한다. "자녀들이 나를 믿고 따라와 줘서 신앙생활 하고 있고, 손자들도 믿음 안에서 자력으로 생활을 잘 하고 있으니 개인적으로도 무엇을 더 바라겠어요?"

더 이상 바랄 것도, 걸림도 없다는 그. "요즘은 어찌 다행 대종사님 법 만나 일원대도를 알고, 생로병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닫게 됐는지 정말 너무나 감사해요. 대종사님 법은 알면 알수록 기가 막히게 좋은 것이잖아요." 무심하고 담담하게 대종사님 법 따라 살아가겠다는 그의 눈가에 그윽함이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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