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종교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융합 현상이 이미 진행돼 왔다. 불교가 미국으로 건너가 1979년 존 카밧진에 의해 명상을 활용한 심신치료용 MBSR을 개발한 이후 암, 우울증, 스트레스 등 다양한 치료법이 현재 활발히 개발돼 왔다. 종교적 목적에 필요했던 수행법이 종교성을 배제한 의학기술로 새롭게 재탄생 된 것이다. 최근에는 니르베이 싱 박사에 의해 청소년 인성교육을 위한 마음챙김 연구까지 더해져 교육분야로도 융합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진보가 이뤄지는 통합적 속성에는 서로 전혀 다른 차원의 종류와 분야가 녹아서 새로운 하나가 나타나는 융합적 의미를 담고 있다.

정산종사는 "과거 교법과 우리 법과의 관계는 어떠하나이까"라는 제자의 질문에 "주로 창조하시고, 혹 혁신, 혹 인용하셨나니라"고 답했다. 이는 우리 교법이 시대와 문화, 방편에 따라 각각 다른 종교의 교의(敎意)를 소태산의 커다란 안목에 의해 새롭게 융합되고 재탄생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한편 소태산은 이러한 융합적 특성에 따라 변화되는 탈제도권 종교화도 이미 예고한 바 있다. 그는 "회상을 따로 어느 곳이라고 지정할 것이 없이 이리가나 저리가나 가는 곳마다 회상 아님이 없을 것이라 (중략) 불법이 천하에 편만하여 승속(僧俗)의 차별이 없어지고 법률과 도덕이 서로 구애되지 아니하며 공부와 생활이 서로 구애되지 아니하고 만생이 고루 그 덕화를 입게 되리라"고 밝혔다.

통합이 제도권 안에서만 이뤄질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현재 일어나는 탈종교화 현상을 직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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