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외치며 주민들에게 폭언
-무단침입, 노상방뇨, 현수막 훼손



사드 철회를 위한 진밭교당의 기도가 110일을 넘기며 평화의 염원이 간절한 경북 성주 소성리에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서북청년단을 비롯한 극우단체들이 소성리에 찾아와 집회를 열고 폭언, 폭행, 기물 파손 등의 난폭한 행동으로 주민들에게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혔다.

22일 서북청년단, 자유청년연합, 구국전사들, 대한구국동지회, 나라사랑애국연맹, 대한민국지킴이운동본부 등 사드 배치 찬성 극우단체 회원 400여 명이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집회 중 "종북 좌파 빨갱이들을 죽이자"며 주민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위협했다. 여성 주민 근처에서 노상방뇨를 하고, 주민들의 집에 무단 침입해 외벽에 방뇨를 하거나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또 마을에 걸려 있는 사드 반대 현수막과 깃발 수십 개를 훼손했다.

소성리 주민들은 "저들이 마을을 헤집고 다니며 만행을 저지르는 것을 경찰은 보고만 있었다"고 분노하며 "이런 행위는 이미 사드 배치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마을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고 토로했다.

극우단체 회원들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소성리에 나타났다. 당시 정함철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 등 5명은 승용차를 타고 소성리 회관 주변에서 성조기를 흔들며 주민들을 향해 "빨갱이"라고 말해 말싸움이 벌어졌다. 18일에는 서북청년단을 비롯한 극우단체 회원 40여 명이 소성리 보건진료소 앞에서 사드 배치 찬성 집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와 석방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 강현욱 교무는 1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수구세력들이 언론과 정치, 관변단체와 함께 본격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으니 교단의 재가출가 교도들도 성주성지가 우리만의 성지가 아니라 세계적 평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서북청년단은 1946년 결성된 극우 반공단체로 미군정 아래 민간인에 대한 갈취, 폭행, 살상 등을 저지른 백색테러단체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014년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로 부활해 세월호 유가족, 노동조합,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각종 혐오 행위들로 대중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