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응주 교무/법무실
몸은 단순히 몸이 아니라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아름다움은 외형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佛言- 愛欲은 莫甚於色이니 色之爲欲이 其大無外니라 賴有一矣요 假其二면 普天之民이 無能爲道者리라.
"부처님 말씀하시되 애욕은 색에 더 심함이 없나니 색으로부터 나는 욕심이 그 큼이 가이 없나니라. 사람 사람이 그 하나 있음이 다행이요 만일 둘을 가졌다면 천하에 도를 행할 이가 하나도 없으리라."


〈사십이장경〉 24장 법문은 수도를 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여러 애욕 가운데 색욕이 으뜸이다. 인간의 욕망 중에 가장 큰 것이 색욕이며, 색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결코 도를 이룰 수 없음을 설파한 법문이다.

애욕 막심어색(愛欲 莫甚於色)이란, 애욕이란 애정과 욕심을 아울러 부르는 말, 혹은 이성에 대한 성적인 욕망을 말한다. 인간을 유혹하는 재색명리에 대한 욕심 중에서 색욕보다 더 심한 것은 없다. 기대무외(其大無外)는 색에 대한 욕망은 그 큼이 한계가 없다는 의미이다. 성적인 욕망은 본능적인 것이며, 인간을 포함한 모든 만물은 색욕이라는 본능적 작용에 의해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 통제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더욱 욕심이 치성하게 된다. 뇌유일의(賴有一矣)란 하나 있음에 버틸 수 있다는 뜻이다. 보천지민 무능위도자(普天之民 無能爲道者)는 넓은 하늘 아래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 중 능히 도를 행하는 자가 없을 것이다.

만일 색욕과 같은 욕망이 하나 더 있다고 한다면 세상에 수도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색욕의 힘이 강함을 말씀했다.
마음 공부하는 수도인으로서 이성에 대한 욕망이 불타오를 때 그것을 어떻게 통제하고 이겨낼 수 있을까? 지금까지 성현들께서 말씀해 주신 대처법을 몇 가지 상기해 보고자 한다.

먼저, 애욕이 생길 때마다 염불과 선, 경전봉독을 통해서 경계에 대처하는 것이다. 염불은 천만 가지로 흩어진 정신을 일념으로 만드는 법이며, 순역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법이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이 욕망이 불타오를 때 정성이 담기지 않은 송불이 아니라 간절한 염원이 담긴 염불을 한다면 대치의 공을 이룰 수 있다. 선은 본래의 나와 직면하는 시간이다. 경계를 당할 때 마음이 깨어있도록 챙긴다면 색에 끌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경전공부를 통해서 성현들께서 말씀해 주신 색욕의 위험성을 상기하며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다.

둘째, 참는 연습을 통해서 깊은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작은 것에서부터 참는 연습을 하면 점점 더 큰 것도 참을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인내로써 경계를 극복하게 되면 그것이 고통스러웠던 만큼 환희의 기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참는다는 상도 없는 인욕바라밀의 경지까지 간다면 능히 색욕을 절제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부정관(不淨觀)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부정관이란 육체에 대한 탐욕을 버리기 위해 육신의 더러움을 주시하는 수행법을 말한다. 아무리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미인이라도 싸고 있는 외형만 아름다울 뿐 그 몸을 해부해 보면 나오는 것은 눈물, 콧물, 오줌, 침 모두가 더러운 것일 뿐이다. 또한, 죽어서 썩어가는 몸뚱이와 이것을 화장을 하면 한줌의 재로 남는 것을 보고 '이 몸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라는 것을 알게 해 욕망이 줄어들게 하는 공부다. 특히, 이 부정관은 물질과 육체에 대한 욕심이 강한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행해지는 수련이다.

부처님께서 부정관으로 경계를 물리친 이야기는 '마간디아'라는 아름다운 미녀에 관한 일화로 남아있다. 부처님을 자신의 사위로 맞이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한 바라문은 아름답게 치장한 딸 마간디아를 데리고 부처님을 찾아가 자신의 딸과 결혼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부처님은 "내가 출가해서 수행할 때 악마 마라는 내 수행을 방해하려고 계속 따라다녔다. 내가 네란자라 강가의 보리수 밑에서 깨달음을 얻자 그는 절세미인인 세 명의 딸을 보내 나를 유혹하려 했지만, 내게는 그녀들과 음욕을 행하고 싶다는 손톱만큼의 욕망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리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라 해도 결국 똥오줌으로 가득 차 있는 육체…. 나는 그녀의 몸에 손가락 하나 대고 싶은 욕망이 없구나"고 말했다.

대산종사도 법신불 사은이 준 이 몸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계색(戒色)을 해야 한다. 색을 조심해야 한다. 죽음을 부르는 사약(死藥)이 청년 때 색을 조심 못하는 것이다. 하등 인간은 식욕에 빠져 죽고 그 다음 하등인간은 색욕에 빠져 죽는다"고 말했다. 몸은 단순히 몸이 아니라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색으로 인해 젊을 때 몸을 함부로 하여 건강을 해친다면 사약을 받아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신 것이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색에 대한 욕망을 참지 못해서 평생 이루어 놓은 명성이 한 순간에 무참히 무너지는 것을 종종 보고 있다. 그러므로 수도인과 일반인을 불구하고 색에 대해서는 한 순간도 방심하지 말고 경계하고 경계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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