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교역자의 서원관 소식지 '학림'의 표지
원불교 예비교무는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와 영산선원을 이은 영산선학대학교(1985) 원불교학과에서 학부과정을 이수한다. 원기79년(1994) 석사과정을 도입한 이후 이들은 원불교대학원대학교와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교육받는다. 이들 가운데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예비교역자의 수행터전인 기숙사(서원관)의 소식지가 <학림(學林)>이다.

'학림'은 원기57년(1972) 창간으로, 4×6배판 40쪽의 프린트판 매년 1회로 발간이며, 사감교수인 한정원(震山 韓正圓, 1933-2016) 종사가 발행인이다. 원기65년(1980) 4월의 5호에 이르러 100쪽 내외의 계간으로 인쇄 발행된다. 지도인들과 예비교역자들의 글이 싣고 있는데, 법문·법훈(法訓)·설교·논단·감각감상·출가동기·통신·문예 등 구성이 다양하다.

창간호에 이공전(凡山 李空田, 1927-2013) 종사의 설교 '새 회상에 대하여'가 눈에 띈다. 이에서는 '一. 원불교가 불교냐 아니냐. 그런 우문(愚問)도 흔치 않을 것이다. 원불교는 어디까지나 원불교가 아닌가. 상대적 의미의 불교와는 엄연히 구분되는 하나의 새종교가 원불교인 것이다. 다만 대종사께서 회상을 여실 적에 불불(佛佛)의 연원(淵源)을 서가모니불에게, 교법의 연원을 불법(佛法)에 정하신 까닭에 큰 뜻의 불법으로는 한 집안이며, 동원도리(同源道理)의 큰 경지에서는 다른 모든 종교와도 원래 한 집안인 것이다. 그러므로 원불교는 원불교라는 이름의 하나의 새종교로서 연원의 대의와 동원(同源)의 정의(情誼)를 알뜰히 챙기고 저버리지 아니하는 새세상의 세계종교, 일원(一圓)의 대회상인 것이다.

二. 한 노대종교는 우리를 자기네의 종파로 보려 하고, 한 신흥종교는 우리를 자기네의 계통이라고 우기더라 한다. 지각 없는 소견들을 탓할 것 없지마는 연원을 대 있다 하여 종파이며, 방편을 좀 빌렸다 하여 계통일까. 워낙 크고 커서 유(儒)로 보면 유도 같고, 불(佛)로 보면 불도 같은, 동(東)으로 보면 동도 같고 서로 보면 서도 같은 우리 일원대도와 일원대회상! 각기 제 지견대로 보아 두라 하자. 유·불·선, 동·서, 신·구를 일원으로 승화시킨 새 주세불의 대회상이 뚜렷히 천하에 공인될 때까지는.(전문)'이라 했다.

예비교역자로서 교단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촉구하는 가르침이다. 제5호에 수록된 대각개교절 특집인 '대각개교의 정신구현'·'대각개교절을 맞은 우리의 자세' 역시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음은 물론이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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