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기장에서 5년 만에 다시 문을 여는 가마골소극장은 공연장은 물론 다양한 문화공간을 갖췄다.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감독
6층 규모 종합문화공간될 터



대종사 서사극 '이 일을 어찌할꼬'가 전국 순회로 감동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는 중에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감독이 부산 기장에 가마골소극장을 개관하고 지역문화를 살리는 실험을 시작했다.

7일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 777-2번지에 문을 연 가마골소극장은 1986년 부산 중구 광복동에서 출발해 중앙동, 광안리, 거제동을 거쳐 2012년 폐관한 지 5년 만에 재개관했다. 동해남부선 일광역 앞에 위치한 극장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종합문화공간으로의 기능을 하도록 꾸몄다.

모두 6층으로 이뤄진 다각형 디자인의 건물 1층에는 목로주점 '양산박', 2층에는 카페 '오아시스'와 북카페 '책 굽는 가마'가 자리했다. 2층은 문화살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클래식 음악회, 문학 콘서트, 전시, 시 낭송, 세미나 등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뤄지고 연극 및 문학 전문 서적도 판매한다. 3~4층에는 100석 규모의 '가마골 소극장'이 있고, 4층 한편에는 도서출판 도요의 출판공간이 있다. 5층과 6층에는 연희단거리패의 아카이브와 단원 및 배우들의 공간 등을 갖췄다.

2시30분 고사로 시작된 개관식에서는 다채로운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변두리 극장', 무용가 최은희의 '살풀이', 뮤지컬 '천국과 지옥' 갈라쇼, 가마골소극장의 대표 레퍼토리인 '오구-죽음의 형식'의 굿판 장면으로 한마당이 펼쳐졌다.

오후7시에는 가마골소극장 개관작으로 '홍도야 울지마라'가 무대에 올랐다. '홍도야 울지마라'는 1930년대 최다 관객을 기록한 동양극장의 대표 레퍼토리였던 임선규 원작의 신파극을 이윤택 감독이 재구성한 것으로 오는 23일까지 공연한다.

이윤택 감독은 "'기장에 문화가 들어와야 한다'는 주민의 말에 공감했다"며 "우리나라에서 문화와 행정이 불화를 이루는 곳이 많은데 기장군은 적극적으로 문화를 끌어당겨 정착하게 됐다"고 과정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오구굿의 마지막이 일광(기장)이다"며 "30년 전에 동해안 별신굿을 기장에 와서 보고 만든 작품이 연희단거리패의 '오구'로 기장과는 인연이 깊다"고 밝혔다. 기장군청 관계자는 "문화불모지 기장군을 이윤택 감독이 아동청소년극장·가마골소극장 등 문화가 있는 기장으로 만들어줘 감사하고 지역민들이 많이 찾아 문화를 즐겨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가마골소극장의 개관으로 바쁜 와중에도 연희단거리패의 '이 일을 어찌할꼬!'는 9월~11월 전북·강원·영광교구 순회공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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