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6일 한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꺼낸 '장강후랑추전랑'이란 명언이 화제다. 중국이 대한민국 사드배치 문제에 무척이나 예민한 가운데 몇일전 한미정상회담에서 '사드 철회는 없다'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 시진핑 주석이 불편한 심경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은 명대 <증광현문>에 나오는 말로, 문 대통령은 자서전인 <운명>에서 '장강의 뒷물결에 노무현과 참여정부란 앞 물결을 도도히 밀어내야 한다. (중략) 그것은 순리다'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은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명언을 자서전에 인용해 정치적 소신을 밝혀서 저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 것이다. 언뜻 자연 순리적 태도를 따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철학적 표현을 칭찬한 것처럼 보이지만 외교적 회유를 애둘러 표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새로이 부상한 중국을 뒷물결로 비유해 앞 물결인 미국을 밀어내고 중국과 깊은 관계 맺기를 희망한다는 의미로 해석해 이를 '정치적 소신'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속내가 읽혀지기 때문이다.

정산종사는 건국 정신에서 "공평한 태도와 자주의 정신으로 우방 여러 나라를 친하지 못하고 자기의 주의나 세력 배경을 삼기 위하여 어느 한 나라에 편착하여 다른 세력을 대항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니, 우리의 정세를 살필진대 중도가 아니고는 서지 못할 것"이라 했다. 〈건국론〉에서 밝힌 대한민국의 순리적 처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무경칠서(武經七書) 가운데 하나인 <삼략三略>에는 '순리를 거스르는 것은 환란을 자초하는 근원이고, 순리를 좇는 것은 크게 다스리는 관건이다 (逆者亂之招, 順者治之要)'고 했다.
오래된 병법이나 지금의 외교나 '순리'라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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