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삶의 바다에 풍랑은 쉬고
그 공덕은 해처럼 빛나는 구려
오호라 이제 그대 어디 계시나
외로운 달만 하늘에 휘영청 걸렸네.


원산 서대원(1910~1945) 선진. 대봉도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1


이 시는 1930년 6월 추산 서중안 대호법이 열반하자 쓴 추도시로 추도문 가운데 끼여 있었다. 서중안 선진은 1923년(원기8) 입교하여 불법연구회 초대회장을 맡아 중앙총부 건설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총부기지대금을 쾌척하여 오늘의 중앙총부가 있게 했고, 교단의 크고 작은 일에도 힘 미치는 한 자신의 일로 삼은 대공심가였다.

우리는 세상살이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비유적으로 '풍파(風波)'라는 단어를 쓴다. 이보다 순화된 말인 '풍랑(風浪)'은 바람과 물결을 아우르는 말로 우리네 삶에 많이 비유하고 있다.

열반락을 나퉈 이제 삶의 파도는 잠잠해 졌다. 그러나 그 공덕은 높고도 높아 해처럼 빛나기만 한다. 하지만 그 주인공은 찾을 길이 없다. 다만 휘영청 밝은 달이 외롭게 떠 있다. 이렇듯 그는 먼저 가신 선진을 그리워했다. '이제 그대 어디 계시나?' 매 순간 '그대'라는 1인칭 혹은 2인칭 주인공을 찾고 불러볼 일이다.


/둔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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