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종교학계가 원불교를 주목하게 된 대표적인 계기로 원기58년(1973)의 김태곤 외 공저 〈한국종교(개관)〉를 들 수 있다. 원기47년(1962)의 〈원불교교전〉의 결집발간이나, 원기56년(1971)의 개교반백년기념대회 등은 학계와 문화계 등에서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연구자들의 손이 미치는 책꽂이에 원불교 관련 자료를 다투어 비치한 것은 〈한국종교(개관)〉가 출간되어서야 가능해진다.

이 책은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소장 류기현)가 '한국종교대계'를 기획하고 펴낸 그 첫번째의 작품이다. 그래서 내제에는 '한국종교 개관'이라 붙였다. 대계를 몇 권으로 꾸밀지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으나, 이 책에서 보면 8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광대학교출판국 발행, 국판 양장 345쪽이다.

구성은 책머리에 '간행사'(류기현), '서문'(한국종교사학회장 윤성범), '서문'(원광대학교 총장 박광전)을 실었다. 전권을 8장으로 나누어 1장 한국의 무교(김태곤), 2장 한국의 불교(이기영), 3장 한국의 유교(류승국), 4장 한국의 천주교(정은국), 5장 한국의 개신교(윤성범), 6장 천도교(최동희), 7장 원불교(류기현), 8장 한국의 신흥종교(문상희)로 이루어졌다. 한국종교사학회에서 함께 활동하는 종교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들이 소속 종교를 연혁, 교리, 현황과 전망 등으로 다루고 있다.

원불교는 1. 연혁에 교조 대종사, 새 종교운동과 불법연원, 교단의 창립, 8·15와 건국3대사업, 교단의 3대목표, 2. 원불교 교리대요에 일원상의 진리, 신앙의 강령 사은, 수행의 강령 삼학, 사요와 팔조, 3. 원불교의 현실관에 강약진화(强弱進化)의 역사관, 사요실천의 사회관, 정교동심(政敎同心)의 국가관, 원불교의 경제윤리, 4. 지도자상과 훈련법을 다뤘다.

출판과 관련하여 '간행사'에서는 "최근 몇 년간의 한국종교계 상황을 조망해 본다. 한 때 각 종교들 간에는 상호 이해를 증진하려고 협회를 만들어 순방적으로 소위 '각 종간 이해의 모임'을 갖기도 했다. 이 현상은 한국 60년대의 후반기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었다. 물론 현대도 그 명칭과 명맥은 유지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종교인들간의 대화광장은 공동과제의 모색을 못한 채 탁상공론으로 끝장을 내고야 만 느낌이다. 한국종교계는 많은 종단들이 잡연하게 산재되어 그 간판의 수만 헤아려도 256종에 달하고 있다. 그들은 군웅할거격으로 아성만을 쌓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 속히 종교본연의 자세에 돌아가서 사회적 통합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종단 또는 종교인들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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