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는 '한 울안 한 이치에 한 집안 한 권속이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일원세계를 건설하자'고 주창했다. 이 세상 모든 종교가 하나의 진리를 가르치고 깨우치는 것이란 동원도리(同源道理), 이 세상 모든 인종과 종족이 한 가족이라는 동기연계(同氣連契), 이 세상 모든 사업과 직업이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동척사업(同拓事業)의 삼동윤리는 만고(萬古)의 윤리요, 세계주의인 것이다.
중생들은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 한다. 반면 불보살 성현들은 널리 중생을 유익주는 공익(公益)을 본위로 한다. 지금은 도덕보다는 물질이 우선인 중생시대요, 세계 평화 보다는 자국(自國)의 이익을 앞세우는 국가 우선주의 세상이다. 앞으로 인지(人智)가 차츰 개명(開明)되고 원불교 대도정법이 천하인심을 지배할 즈음에 이르면, 개인주의와 국가주의를 뛰어 넘는 세계주의가 천하에 편만해서 이 세상은 자연 평화로운 세상, 인권이 두루 보장되는 평등한 세상이 될 것이다.
한반도는 지정학정으로 삼면이 바다요, 북으로 대륙과 연결되어 있는 천혜의 명당으로 세계 최강의 나라들이 탐을 내는 힘의 각축장이다. 일찍이 고구려, 신라, 백제, 가야 등으로 나눠 전쟁이 끊임이 없었다. 당나라(중국)의 외세를 끌어들인 신라에 의해 한반도가 통일이 되었지만, 그 영토는 만주 대륙으로 뻗어가지 못했다. 고려, 조선을 거쳐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일본이 패망하자, 미소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된지, 70년이 지났는데도 통일의 길은 요원하다.
남한은 주한미군의 보호를 받으며,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 경제가 북한에 견줄 수 없을 만큼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력 측면에서 미군에 의지하고 있는 이상, 자주 국방은 언감생심이다. 미국도 중국, 러시아의 세력과 접점이 되는 한국에 대한 지배력을 놓을 이유가 없다. 그 핵심 요체가 바로 성주성지에 배치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 본다. 사드는 미국이 결코 포기하지 않는 군사 시설이다. 사드 배치는 미국과 중국간의 힘의 논리에 의해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
원불교가 불교나 가톨릭 같은 교세를 가졌다면, 과연 그 종교성지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겠는가. 이 또한 힘의 논리라 생각된다. 원불교는 성주성지 수호의 명분만으로도 사드 반대 운동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원불교는 세계 평화이다.
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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