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LO & Hygge
미래를 위한 희생보다

"어느 날 너는 내게 말했지
행복이란 뭘까? 행복이란 뭘까?
모두들 나에게 말했어
이다음에 돈 벌면 이다음에 성공하면
그땐 행복할 거라고
그럼 지금 우리에겐 행복이란 없는 걸까?
그래 그건 참 바보 같아
우린 지금이 행복한 순간인 걸
그래 그건 참 어리석지
이 모든 게 이렇게 즐거운 걸"


가수 옥상달빛의 노래 '가장 쉬운 이야기' 가사 중 일부이다. '사는 게 너무 바빠 하늘 볼 여유조차 없다고, 가끔은 행복하고 싶다고'라는 가사도 나온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언제나 미래지향적이기를 강요받고 자라왔다. 지금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성공해야 한다. 나중을 위해 지금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차지하던 그런 생각들이 최근의 시류를 보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갈수록 팍팍해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되는 경험을 많이 해서 일까?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 보다는 현재의 즐거움에 더 집중하는 경향으로 바뀌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그런 변화들 속에서 나온 개념이 욜로(YOLO)와 휘게(Hygge)이다.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한 번뿐인 인생)'의 첫 이니셜을 따서 만든 새로운 개념으로 현재를 즐기며 사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말하는 신조어이다. 미래를 위해 아끼고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꾹 참는 대신 적게 벌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현재의 즐거움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도시의 아파트를 떠나 시골에 가서 예쁜 집을 짓고 살거나 사표를 내면 다시 돌아오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과감히 정리하고 세계 일주를 떠난다거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흥미와는 맞지 않아서 그만두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 등이다.

휘게(Hygge)는 덴마크에서 온 말로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등을 뜻하는 말이다. 행복지수가 높기로 잘 알려져 있는 덴마크에서는 무엇보다 그 이유로 사람들이 휘게로운 삶을 지향하는 성향을 꼽는다. 휘게는 무언가를 열심히 노력해서 성취하는 행복보다 좋은 사람들과 지금 여기에서 누리는 소박한 행복을 추구한다.

휘게 10계명도 있다. 조명을 조금 어둡게 하여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고 현재에 충실하기 위해 휴대폰을 끄며 입이 즐거운 달콤한 음식과 나보다는 우리가 평등하게 뭔가를 함께한다. 오늘을 감사하고 경쟁하지 않으며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다. 언쟁을 통한 감정소모는 그만하고 추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다지고 현재 머무는 보금자리가 평화롭고 안전한 장소임을 느끼는 것이다.

따져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으나 우리는 그동안 이런 소소한 행복감을 놓치고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휘게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자신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그 순간이 휘게로운 시간인 것이다.

퇴근 후 샤워를 하고 좋은 음악을 튼 후 가족들과 앉아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는 순간이 나의 휘게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휘게가 있을 것이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길 권한다.

욜로와 휘게는 나를 사랑할 때 누릴 수 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남도 사랑할 수 있다. 우리 모두를 위해 각자에게 맞는 욜로와 휘게가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