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오 교무/교화훈련부 청소년국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한 아이라도 정성 들일 수 있어야
교화 위해 우선 돼야 하는 것, 그들이 원하는 것 줘야


요즘 교단 내 청소년교화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청소년국에서도 찾아가는 청소년교화라는 슬로건 아래 여러 가지 교화 모델을 제시하며 지원하고 있다. 학생교화를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우리의 학생교화 현실을 알아야 한다. 원기101년 원티스 교화통계를 보면 학생법회를 보는 곳은 전국 625개 교당 중 162개로 26%이다. (어린이 35%, 청년 25%) 평균 출석 통계율은 10명 내외며, 출석률 상위 5개 교당은 서이리(28명), 정토회(25명), 강남(18명), 영등(16명), 부송(15명)이다. 정리해 보면 교립학교가 있는 중앙교구의 교당들에서 평균 15명의 학생교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타 교구는 몇 교당을 제외하고는 평균 6~7명의 출석률이다. 그나마 부직자가 배치되지 않은 교당은 학생법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쯤 되면 현재 청소년 교화가 쉽지 않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옛날처럼 탁구대만 가져다 놓으면 구름처럼 학생들이 모였다는 이야기는 전설이 된지 오래다. 시대에 맞는 학생교화방법의 다각적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학생들을 알아야 교화든 뭐든 될 것이 아닌가?

유년회, 학생회를 지내고 현재 원대연 임원인 대학생들에게 학생법회때 기억에 남는 것을 물었다. 가장 많은 내용이 교당에서 놀고, 맛있는 간식을 먹고, 교구행사 준비하며 춤 연습했던 일, 교리퀴즈대회 준비하며 교당에서 합숙 했던 일, 여름훈련으로 담력 훈련했던 일등을 추억으로 꼽았다. 즉 교무님의 설교말씀이나 법회의식 보다는 친구나 선후배관계를 통하여 함께 하는 시간들이였다.

그리고 한목소리로 나온 것은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준 교무님이였다고 했다. 특이한 것은 임원들이 다녔던 교당 부교무들은 4년 이상을 계속 근무를 하며 아이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대학생으로 진급하고 원대연 임원이 되어 활동하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 든다. 나또한 학생회 시절 6년간 곁에 계신교무님 영향으로 출가까지 했다는 점에서 교무님의 인사이동이 학생교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공통점을 찾게 되었다.

처음 원불교를 만나게 된 것은 모태신앙의 비율이 높았고, 다음이 '친구 따라 원불교를 알게 되었다'였다. 친구를 따라온 아이들은 희망캠프나 교구행사가 있을 때 친구의 초대로 원불교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제야 원불교가 사이비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한다. 정리해 보면 아직도 원불교의 인지도가 사회에는 턱없이 낮다는 점과 친구 따라 교당에 와서 놀다가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는 교무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힘든 일이나 고민이 있을 때 정성스럽게 대해주시는 교무의 모습에 감동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임원들에게 역으로 물었다. 어떻게 하면 학생교화가 살아날까? 그들 역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계속 교당에 나가며 원불교를 만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그 정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경산종법사는 학생들을 만날 때 늘 인과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말씀한다. 그 기본에 충실하며 숫자에 연연하기 보다는 한 아이, 한 아이 정성스럽게 눈 맞춰 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 아이들에게 정성을 들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교단적 분위기. 이 두 가지가 서로 적절히 연결 되어야 할 것이다. 잊지 말자. 교화를 위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줘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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