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교전〉 번역을 완성한 후 정산종사 탄생백주년을 맞아 〈정산종사법어〉를 2000년 1월부터 시작해 4월에 에스페란토 초벌 번역을 마쳤다. 2000년 7월 완도 조실에서 번역상 어려운 사항에 대해 좌산 종법사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해 자문판이 발간되었지만 다시 여러 해 작업을 걸쳐 마침내 2011년 12월 윤문 작업을 완성했다. 특히 윤문할 때 정역을 담당하고 있던 류정도 교무와 전자편지로 방대하게 의견을 나눴다.

성가는 2004년 9월 번역을 시작해 이듬해 4월 초벌 번역을 마쳤지만 200곡 모두를 컴퓨터 악보에 가사를 넣어야 했다. 다듬고 다듬어서 2006년 7월 컴퓨터 악보 작업까지 완성해 9월 리투아니아에서 에스페란토 원불교 〈성가〉가 인쇄되었다. 성가는 가장 어려운 번역 중 하나였지만 참으로 즐거웠다. 리듬과 운율을 맞춰야 하고 또한 음악구절과 가사구절을 맞춰야 했다. 또한 컴퓨터 음악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했다.

이렇게 한 것을 다시 노래를 불러서 자연스러운지를 확인해야 했다. 여기에 음악을 전공한 아내가 절대적인 도움이 되었다. 그의 도움 없이는 성가 번역은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예전〉은 2012년 5월 번역을 시작해 2014년 5월 마쳤다. 에스페란토 국제선방 참가 차 2014년 1월 한국 방문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다른 번역과 상충되는 부문을 좌산 상사에게 여쭤서 해결했다. 예전 번역을 하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것은 그 동안 〈예전〉 원불교 용어 번역을 정리한 파일이 정말 귀신이 곡할 정도로 컴퓨터에서 사라져버렸다. 다행이 종이로 된 것이 있었다.

〈교사〉는 2014년 7월 번역을 시작해 2015년 2월 마쳤다. 에스페란토로 번역하면서 영어 번역본을 참조하는 한편 의견까지 쓰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때는 의식적으로 일일이 원불교 용어 번역 파일을 만들어나갔다. 진작 교서 번역 처음부터 이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이 많이 후회가 되었다. 교사 또한 상사원에서 머물면서 어려운 부분을 해결했다.

〈불조요경〉은 2015년 3월 번역을 시작해 2016년 2월 윤문까지 다 마쳤다. 처음에는 고형본을 번역했으나 나중에 나온 지침에 따라 원불교본을 그대로 또 다시 번역해야 했다. 번역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여러 언어 기존 번역본들을 참조하면서 참으로 많은 공부를 해야 했다.

원불교100주년기념성업의 일환으로 원불교 교서 10대 언어 번역 사업에 에스페란토가 포함되었다. 1985년 정전 번역에 참여하기 시작한 후 〈정전〉, 〈대종경〉, 〈정산종사법어〉, 〈불조요경〉, 〈예전〉, 〈교사〉, 〈성가〉가 한 사람에 의해 에스페란토로 일관되게 번역되었다.

정전 번역을 마지막으로 여겼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꼭 31년만에 7대 교서를 혼자서 다 번역하게 되었다. 각 번역서마다 용어와 인명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달았고 여러 교서 번역을 거치면서 초기에 선택한 번역어 단어들을 다듬어 갈 수 있었다.

수많은 국내외 인연들의 도움이 있었는데 특히 좌산 상사님의 관심과 격려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 이 모든 번역은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토인 안타나스 그린체비츄스가 교정을 봤고 에스페란토인 아내 또한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번역뿐만 아니라 7대 교서 컴퓨터 편집까지도 인쇄소에 맡기지 않고 내가 직접 다 했다. 이는 컴퓨터 편집을 마치는 순간까지 윤문하고 오탈자를 직접 찾을 수 있게 해주었다.

2016년 3월 때마침 55세 생일을 맞아 컴퓨터 편집을 완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를 맞이해 2016년 〈교전〉, 〈정산종사법어〉, 〈불조요경〉을 묶어서 에스페란토 〈원불교 교서〉, 그리고 〈예전〉과 〈교사〉를 묶어서 책이 발간되었다. 이렇게 나온 에스페란토 교서는 여러 언어로 번역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기술하고자 한다.

/에스페란토 정역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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