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탄압과 강제진압의 불의에 항거하는 기자회견이 뜨거운 태양 아래 경찰청 앞에서 열렸다. 이날 경찰정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대문 경찰청서 기자회견, 13일 소성리 탄압 사태 사과 요구
경찰청장 면담 불발 후 전화 사과·경북지방경찰청장 교구 방문

 

촛불로 이룩한 정권 교체 이후에도 공권력을 남용한 강제 진압 및 종교 탄압으로 국민적 울분을 사는 가운데, 경찰청장이 19일 면담에는 응하지 않은 채, 나흘 뒤 23일 전화로 한은숙 교정원장에게 사과했다.

이에 앞서 22일 경북지방경찰청장이 대구경북교구를 방문해 김도심 교구장 등 대표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과 외의 요구조건인 종교탄압 행위의 즉각 중단, 폭력 강제진압 책임자처벌, 재발방지, 종교의식보장, 주민안전보장 등에 대한 답변은 없는 상태다.

19일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단은 경찰의 안내를 받아 들어갔음에도 불구, 청장 면담이 좌절됐다. 이날 땡볕 속에 11시부터 항의한 끝에, 늦은 오후 경비국장과 정보과장을 두 차례 만나 직접 사과 등 전달과 소통, 경찰청장 면담에 준하는 내용의 후속조치 등 요구를 전했다.

이날 경찰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대표단은 "책임자 처벌과 경찰청장의 사과, 무더기 소환장 발부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전했으며, 경찰 관계자들은 "소성리 상황을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 "폭력 사태도 알지 못했다", "보복성 무더기 소환장 발부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성직자가 폭력 진압을 당하는 중대한 사건에 대해 전혀 보고가 없다는 데 적잖은 충격을 줬다.

기자회견에서 교무들은 "촛불혁명의 힘으로 새롭게 들어선 민주정부에서 민주인권 경찰로 거듭 나겠다던 경찰이 어떻게 이런 인권유린을 저지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욱이 경찰은 지난달 16일 경찰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어난 참상이다.

이 자리에는 이웃종교인 및 여성교무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이번 강제 진압은 특히 여성교무들이 남자 경찰들에 의해 팔목이 비틀어지고 사지가 들려 강제로 끌려가는 과정에서 신체 및 인권을 유린당한 사건으로, 주요 언론에도 보도되며 관심을 받았다.

이에 교단 전체가 함께하는 대대적인 항의가 예상됐으나, 결국 여자정화단과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가 나서서 불의에 항거했다. 이 자리에는 각 종단을 대표하는 조헌정 목사, 조현철 신부, 김용휘 한울연대 대표 등과 공권력감시대응팀 민선 활동가, 사드저지전국행동 박정은 공동집행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박석민 통일위원장 등 시민사회계에서 함께 했다.

이와 관련,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는 "정치 경찰이 아닌 진정한 인권 경찰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며 "촛불민심을 받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응분의 조치를 지켜보고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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