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인 교도회장/동이리교당
나와 동이리교당 최정안 교무님을 비롯한 8명 교도는 6월11일 일요일 아침 6시30분 부안 하섬해상훈련원 이성관 원장이 운전하는 고무보트를 두 번에 걸쳐 나눠 타고 긴장된 마음을 가지고 육지로 향했다.

우리는 동이리교당 교도 정기훈련을 나기위해 1박2일로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 위치한 하섬해상훈련원에 90명의 교도들이 함께 입소했지만 오후 2시에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교화훈련부가 개최하는 전국 독경대회 '함께해요 독경' 단체부에 출전하려고 조금 일찍 나와야 했다.

이날 독경대회에는 20개 팀이 참가했고 우리 순서는 18번째, 한글 반야심경을 가지고 출전했다. 어제 밤 각자의 염원을 담은 풍등을 밤하늘에 날리는 훈련 프로그램을 끝으로 훈련원 대법당에서 최종 독경대회 시연을 하던 차에 이를 참관하신 훈련원 원장 말씀이 '참가상이나 받겠구만' 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 참가에 의미를 두자고 생각하고 우리 순서를 기다리며 다른 팀들의 독경을 참관했다.

'소리를 크게 내라!'는 교무님의 마지막 독려와 함께 우리 순서가 끝나고 시상 시간이 됐다. 단체 장려상 두 팀을 호명할 때 혹시나 하고 기대했지만 우리를 호명하지는 않아 '그래 우리는 참가상이지' 마음을 가다듬으며 무대에 서있는데 마지막 대상에 우리 동이리교당을 호명하는 것이 아닌가. 귀를 의심했다면 거짓말이고, 기대하지 않았기에 감동은 2배 아니 그보다 훨씬 컸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우리 교도들이 훈련을 마치고 나오면서 독경대회 대상 소식을 접하자 법신불 사은의 은혜를 알고 평소 감사생활을 해 오시는 교도들이 '은혜를 심자' 하며 받은 상금의 사용처를 미리 정한 것이다.

모처럼 교도 정기훈련 장소로 택한 하섬훈련원. 두분 교무님께서 땀과 열정을 쏟으시며 아름다운 섬으로 훈련도량으로 가꿔나가는 이곳은 시설 면에서 보완할 것들이 많았다.

여름이 길어지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지는 요즈음 훈련을 받게 되는 교도들 누구나 시원한 환경에서 훈련을 날 수 있도록 '훈련원 전체 숙소에 에어컨을 설치해 드리자'는 의견이 나왔던 것이다. 여기에 전 교도의 동의하에 모금에 들어갔으며 텃밭에 가꾼 채소를 팔아 모으신 돈으로 1대, 암 투병으로 힘드셨던 교도도 1대, 굳이 자신을 밝히지 말라며 1대, 그리고 단별 참여를 통해서 전체 교도들이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모금한 결과 일주일 만에 독경대회 상금을 포함해 7백여 만 원이 모금됐고, 훈련원에 필요한 에어컨 10대를 설치해 드릴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우리 교도들 마음이 대상이다.'

〈대산종사법어〉 교훈편 "은혜를 알아 보은하면 마음이 화하고, 기운이 화하고, 사람이 화하고, 하늘이 화해서 만화(萬和)가 되고 이 세계가 다 복전이 되느니라" 법문 말씀처럼 화한 기운이 우리를 감싸고, 교도들의 따뜻한 마음이 원만구족 함이요, 그 실천이 지공무사함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러한 교도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원기46년 정산종사의 명을 받들어 익산시 동산동 지역에 포교문을 연 동이리교당, 우리 교당은 밤이면 교당이 어두워져 지난해 도로 쪽 담장에 불이 들어오는 간판이 새워져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교당의 위치와 법 도량으로써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몇 해 전 교당별로 순회하며 교단100주년 릴레이기도가 진행될 때의 일이다. 시골 마을 동네에 위치한 교당 차례인데 밤이 되어 어두운 나머지 찾지 못하고 되돌아가는 교도들이 계시는 안타까운 일들이 있었다. 전기를 아낀다며 새로 건축되는 교당에서 조차도 조명 설치를 생략하는 것을 보았다. 결복기 새로운 백년을 열어갈 원불교 일원상 심볼 마크가 교당마다 환하게 밤하늘을 밝혀 주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요즈음 교도들의 문화적 관심과 욕구도 커지면서 다양한 취미활동과 재능기부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장소로 종교 시설들이 많이 이용되는데 우리 교당들의 경우 대다수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노후 교당들이 재건축 할 경우 인근교당들과 힘을 합해 규모있는 교당이 건축된다면 교도들의 문화 공간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체육 등의 요구도 충족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반 예식장에서 혼잡하게 치뤄지는 교도자녀들의 결혼식장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바라는 마음은 나만의 바램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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