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현 교도/궁동교당
법회 통해 주위인연 부처로 깨닫게 돼
경계오면 '계문대로 살아보자' 마음챙겨
행복한 삶의 비결은 공부에 있어


마음공부! 진실한 마음을 표현하자면 참 어렵다. 일요일이 되면 매번 고민에 휩싸인다. 법회에 갈지 아니면 뭔가 핑계를 대고 쉴지. 그러다 마음을 다잡고 법회에 참석하면 "그래도 잘 왔다. 이렇게 오니 마음이 편하다" 하면서 빚을 갚은 것처럼 후련해진다.

나는 원기99년 궁동교당 총무분과위원장을 지내고, 원기100년 교화기획분과장을 수행했다. 그때 직장이 영광인데 매주 법회에 나와서 이것저것을 챙겨야 하는 일을 맡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마음이 요동쳤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머릿속이 복잡해 '내가 왜 원불교를 다니고 있지' 하면서 안 하고 싶은 마음이 자리 잡았다.

그렇게 방황하고 있을 때 교무님이 설교시간에 유무념공부에 대한 말씀을 들려주었다.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을 정하여 하나라도 실천하다보면 공부는 저절로 된다. 절대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뭔가 해결되는 듯했다. '법회 무결석'을 유무념으로 정하여 실천하면 교화기획분과를 할 수도 있겠다는 힘이 생겼다. 그래서 교무님에게 열심히 해보고 안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한 후 그해 '법회 무결석'을 유무념으로 정했다.

법회 무결석 달성을 위하여 우선 나의 생활을 전체적으로 수정해야 했다. 직장일, 사회활동, 가정일 등 모든 활동 계획을 일요일 오전은 궁동교당에서 지낸다는 일정으로 조정해야 했다. 그런데 막상 법회 무결석이라는 유무념을 정했어도 일요일이 되면 여전히 고민이 깊었다. 주중에 직장에서 고단하게 일하고 몰입하다 보면 일요일은 몸을 쉬게 해줘야 하는 가장 적기였다. 또한 모임이 있다, 가사일이 있다면서 쉬고 싶은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나의 유무념과 교당에서 해야 할 일을 떠올리며 마음을 챙기다 보면 어느새 교당에 가 있었다. 매주 법회출석하면서 일어난 변화다.

하지만 살다보면 정말 안 되는 것이 있다. 가장 가까이 지내는 아내에 대한 태도이다. 욕심내지 말아야 할 일도, 화내지 말아야 할 일도, 부끄러운 일을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서슴없이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용서가 돼서일까? 그렇다면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너무도 많이 했어도 옆에서 믿어주고 살아주는 아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들이 내 안에 잠재해 있었던 사실을 어느 부부모임에 갔을 때 알았다. 사람들 앞에서 우리 부부를 처음 소개하는 자리였는데, 나도 모르게 "나랑 결혼해준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대중은 술렁거렸고 이내 박수를 보내줬다. 저녁에 생각해보니 매주 법회에 참석하면서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부처라는 점을 깨닫고 있었다. 때론 "내가 화내는 경우가 많이 줄었지?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지?"라며 아내에게 묻는 아이 같은 행동도 나왔다.

매주 법회에 참여하면서 공부심도 챙기게 됐다. 상시일기에 대해 공부하면서 교화훈련부에서 제공하는 교화단 마음공부 책자를 정독하기 시작했다. 30계문에 대한 상시일기를 실천해보고 싶은 욕구도 생겼다. 그래서 몇 개월 동안 상시일기를 기재해보았다.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30계문이 떠나질 않았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도 집에서 잠을 잘 때도 언제나 내 몸의 일부처럼 따라다녔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공부하기가 싫어졌다. 매일 상시일기 대조해보면 유념조목보다 무념조목이 많고 지켜지지 않는 조목에 대한 실망감이 더 커서 두렵기도 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공부하다보니 법회에 나가려는 마음이 작아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교화기획분과를 계속 맡는 것도 부담이 됐다. 그런데 희한했다. 매주 법회에 나가면 흔들리는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했다. 법회의 위력이 이런 것일까? 실제 법회에 가서 내 마음을 대조해보면 그동안 고민했던 일이나 생각들이 순서가 잡혔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너무나 많은 욕심을 내고, 남의 말을 들을 줄 모르고 내 말만 많이 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법회 무결석 실천을 위해 노력하면서 제일 큰 소득은 내 마음이 편해진 것이다. 화내는 일도 욕심을 부리는 일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성내는 마음 돌리고 미운 마음 돌리고 챙기다 보니 내 몸도 또한 정해졌다. 직장에서 말을 할 때도 많이 들어주려 노력하고 '돌리는 힘'이 생겼다. 교당과 직장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매주 챙기는 마음을 가지다보니 가깝게 느껴졌다. 경계가 오면 30계문을 떠올리며 '계문대로 살아보자!' 하는 마음이 번뜩인다. 실천하는 조목이 많지 않아 유무념 대조할 때는 힘들었지만 조문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면서 공부의 힘을 얻는다.

원불교는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여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종교'라는 어느 스승님의 말씀처럼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려면 항상 법회에 빠지지 않고 챙기는 마음을 가져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나는 자신한다. 유무념 공부는 반드시 자신의 생활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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