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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 칼럼/ 제도권 통한 청소년 교화
교무 칼럼/ 제도권 통한 청소년 교화
  • 권원준 교무
  • 승인 2017.08.11
  • 호수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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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원준 교무/육군훈련소
청소년교화의 한계는 그들을 만날 교화의 장 부족
교화역량 쌓은 전문교화자 활동할 하드웨어 필요



연륜이 묻어나는 얼굴, 중후한 모습으로 입대한 이들이 있다.

대부분이 30대 전·후반의 나이에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사회활동을 하다 대체 복무를 위해 입대한 공익법무관, 공중보건의, 전문연구요원들이다. 이들 중 공익법무관은 매년 3월과 5월 2차례 약 200여 명 정도가 입소해, 4주 동안 훈련을 받고 관공서 등 국가기관에서 법조인으로 3년 동안 의무복무한다.

육군훈련소를 거쳐 간 교무들은 이들에게도 원불교와 인연이 닿을 수 있도록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왔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7년 전부터 법무관 위문행사(전임법관들이 후임법무관을 위문하는 행사)를 기획하여 해마다 주관했고, 이제는 특별한 행사로 자리매김하여 소중한 인연의 결실을 맺는 교화의 장이 되고 있다. 올해 역시 180명의 공익법무관들이 입소를 했다. 이들은 어김없이 원불교를 찾았다. 입소한 지 3주째 위문행사가 있던 날은 차츰 차츰 원불교에 오는 법무관들이 늘어나더니 180명의 공익법무관 전원이 원불교 종교행사에 참석하여 원불교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무종교인이 대세다. 특히 청소년들은 종교인구가 20%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다. 미래에는 종교에 대한 관심 부재로 시작돼 탈종교 시대가 온다고 하는데 이제는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육군훈련소는 다른 양상이다. 매주 20대 초반의 훈련병 1만여 명이 원불교, 개신교, 불교, 천주교 종교행사에 참여해 저마다 종교활동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원불교도 매 종교행사 때마다 1000명이 넘는 장병들이 참석해 마음공부를 몸소 체험한다. 그리고 배운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독려하며 마음공부의 필요성을 말할 때, 우리는 그 안에서 싹 트는 희망을 본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군 교화는 종교에 관심이 없던 젊은 청년들이 종교의식을 접하고 자신의 종교를 선택하고 마음의 위안을 받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며 했던 피드백들이 늘 머릿속을 맴돈다. 4번의 원불교 종교행사를 참석한 법무관이 퇴소 전 쪽지 하나를 나에게 건넸다. 그 쪽지엔 '원불교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꼭 필요한 종교인 것 같아 기회가 되면 꼭 마음공부를 해보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 쪽지를 보며 나 또한 그 마음들이 충분히 이해됐다. 내가 원불교를 만나 출가를 결심하고, 교리를 하나둘씩 알아갈 때 들었던 바로 그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난 한순간도 우리 교단의 희망찬 미래에 대해서 의심해본 적이 없다. 군 교화 5년차, 짧은 교화 경력이지만 매 순간마다 우리 교법으로 진급하는 사람이 있고 이 법을 원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는 것을 늘 직접 보고 느끼며 살고 있다.

많은 청소년담당 교무들이 청소년교화를 할 때 갖은 한계에 부딪힌다. 특히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쉽사리 앞으로 나아가질 못함에 힘이 들 때가 있다.

이런 상황들을 극복하려 교단은 여러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제도권에 진입하여 공교육과 함께 할 수 있는 교화 환경을 조성하고 있음에 바람직한 청소년교화 목표라고 생각하고 적극 공감하고 있다. 군대에 있다 보니 제도권보다 체계적 교화를 할 수 있는 하드웨어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선 물가로 가라는 말이 있다. 생각해보면 선진님들은 교화를 위해 학교를 설립하고 나아가 군종의 물꼬를 트기 위해 수십 년간 혈심혈성의 정성을 다했다.

선진님들이 제도권을 통해 교화하고자 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제는 우리도 좋은 하드웨어를 많이 가지고 있다. 짧게는 4년 길게는 10여 년의 시간을 통해 교화역량을 쌓은 전문교화자들이 있다. 전문교화자들이 쌓은 공력을 최대한 펼치기 위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좋은 하드웨어를 사용한다면 멋진 교화의 장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살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청소년 교화의 활로를 여는 동력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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