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산울림마저 돌려세운 배냇골에
솥 적다 울던 소쩍새 불러 앉혀 달래시던
하늘 길 바람도 없이 잔별 서넛 총총하데

맑은 향 달빛 타고 푸르게 내려서면
길 멈칫 사라지는 그 너머를 묻든 고비
간짓대 우듬지 끝을 한 발 제겨 내닫던 길

먹물 옷자락에 허공을 매어놓고
맨 먼저 외친 소리 교화 교육 자선 그 말이
왜 이리 오랜 날 두고 주인인줄 알겠네

보인 적 없는 눈물 한시도 잊지 말리라
뱀 물린 꽃자국 살펴 아프겠다, 웃어주던
향기로 감싼 그 이름 보낸 설음 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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