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102년 영산성지법인기도

▲ 12일 영산성지 구간도실 광장에 모인 교도들이 독경과 봉고문이 끝나자 각자 정해진 구인봉 기도터로 향하며 일심합력 사무여한의 법인정신을 체받았다.

구간도실, 구인봉 산상기도

"음부공사(陰府公事)가 이제 판결이 났으니, 우리의 성공은 이로부터 비롯하였도다" 회상 창립의 정초가 됐던 법인기도가 12일~13일 영산성지에서 다시한번 서원의 촛불을 켰다. 400여 명의 재가출가 교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원기102년 영산성지 법인기도'는 크게 성지순례, 구간도실 봉고, 구인봉 산상기도, 일요법회로 요약됐다.

기도인들은 당일 오후4시부터 접수를 마친 뒤 서원문 작성, 대각전 참배, 기도 식순 숙지와 숙소 안내를 받고 본격적인 법인기도에 임했다. 저녁식사 후 보존구역 및 정관평-대각지-구간도실를 순례하며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제자가 이뤄낸 백지혈인 기적의 자취를 되짚었다.

이어 구간도실 광장에 모인 기도인들은 각자 해당된 방위절부에 지장을 찍고, 독경과 봉고문으로 기도열기를 달궜다. 기도봉의 거리에 따라 공동묘지봉-밤나무골봉-대파리봉-장다리봉-눈썹바위봉-설레바위봉-상여봉-옥녀봉-중앙봉-구간도실 순으로 해당 봉우리로 향한 기도인들은 오후8시30분, 영산성지 대각종 10타가 울리자 일제히 구인봉에서 법인기도를 올렸다.

기도는 "저희들 각자의 마음에는 능히 천의를 감동시킬 요소가 있고, 각자의 몸에 또한 창생을 제도할 책임이 있다"며 "우리들 자신이 대종사가 되고, 구인선진이 되어 스승님께서 보여준 대신성, 대단결, 대봉공의 법인정신을 체받아,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서원이었다. 산상기도를 위해 영산선학대학교 예비교무들은 구인봉에 미리 일원상과 불전도구, 청수를 준비했고, 촛불과 향을 켜 놓아 기다렸다. 법인기도를 마친 교도들은 다시 법인광장에 모여 기도와 염불, 명상, 서원문 사르기로 산상기도를 마무리 지었다.

상여봉에 올라 기도한 관촌교당 이규원 교도는 "구인제자들의 혈심혈성의 사무여한 정신을 받들어 일상생활 속에서 득력하는 공부로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인천교당 김성오 교도는 "지난해 중앙봉에 올라 기도했는데, 올해는 구간도실에서 했다"며 "원기92년 처음 참석해 얻은 기도체험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당시 장마로 전 지역이 비가 내렸는데, 기도할 때 영산성지만 그쳤고 기도가 끝나자 장대비가 쏟아져 법인기도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김 교도는 성지에 다녀가면 항상 마음이 행복하다, 법인기도를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 마음을 모른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실무를 담당한 홍성훈 교무는 "지난해부터 문화 이벤트를 하지 않고, 교도들이 순수하게 법인기도에 집중하도록 프로그램화했다"며 "교구와 특히 영산선학대 예비교무들의 지원이 아니면 법인기도가 힘들 정도로 구인봉 제초작업, 행사보조 등을 맡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날 일요법회에서 남궁성 국제마음훈련원장(총부 영산사무소장)은 '법인정신을 체받자'라는 주제로 "개교 10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법인정신을 우리가 마음속에 다시 새겨야 한다"며 "기도정신을 체받고, 서원정신을 체받고, 무아봉공의 정신을 체받자"라고 설법했다. 법인기도는 총부영산사무소, 영산선학대학교, 국제마음훈련원, 영광교구 등 영산성지 공동체가 주관했고, 교정원 교화훈련부가 주최했다.

법인기도 문화가 약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왔다. 이선조 영광교구장은 "법인기도에 대한 접근방식이 초기 시작했던 교화훈련부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며 "원기104년은 백지혈인을 나툰 1세기가 된다. 회상의 시작이 법인기도인 만큼 교단적인 역량을 이 기도에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응원 총부 영산사무소 부소장 역시 "대종사와 법신불을 향한 구심점이 법인기도인 만큼, 교단의 뿌리인 동시 교단의 제일 큰 기도다"고 말한 뒤 며 "기도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인기도에 몰입하는 문화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정원 주도의 법인기도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분위기였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