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말복 무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성주성지에 사람들이 모였다. 성주성지 수호를 위한 사무여한 평화결사단 단원들이 집결한 것이다. 삼복 무더위고 다들 공사간에 바쁜 세상이라 과연 몇 명이나 모일 것인가하는 우려는 기우였다. 1백여명이 속속 집결했다.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진행된 사무여한 평화결사단 결단식은 한없이 엄숙하고 진지했다. 단원들은 사무여한단 선서문을 다같이 낭독했다. 오로지 진리를 따라 온 세상에 정의를 실현하고, 인류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에 앞장을 서며, 세상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유혹과 시비에도 흔들리지 않고, 어떠한 역경이 있다 할지라도 자발적으로 몸과 마음을 바쳐 끝까지 성주성지를 수호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8월 21일 법인절을 앞둔 법인의 달을 맞아 성지수호 결사의 의지를 뭉친 단원들은 기도를 통해 소성리 평화의 성지가 온전히 지켜져서 주민들의 고통이 멈추고, 평화의 성자인 정산 송규 종사가 밝힌 삼동윤리의 사상이 전 인류의 마음속에 불꽃이 되어 평화와 생명을 존중하는 참 문명세상이 되도록까지 서원 실행에 변함이 없을 것을 법신불 사은전에 고하고 뜻을 함께한 사무여한 실천단원들이 연이어 나올 것을 빌었다.

사무여한 결사단장인 김선명 교무는 결단식에서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어도 남은 한이 없다는 이 말을 어느 새 일반 국민들도 알기 시작했다"면서 "우리가 펼치는 성지수호 사무여한 평화실현의 행동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당당한 행위인 만큼, 새 회상 창립기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들이 보여주신 살신성인(殺身成仁)의 희생정신과 무아봉공의 대의정신을 체받아 올곧게 나아가 성주성지를 사드로부터 지켜내자"고 역설했다.

결사단원들은 스스로 만든 깃발을 대나무 장대에 매달고 긴 행렬을 이어 정산·주산종사 탄생가를 돌아 진밭교 평화교당에 이르러 '정산 송규와 소성리, 그리고 평화'란 주제로 방길튼 교무의 특강을 들었다. 방 교무는 "정산종사의 파안미소(破顔微笑)야말로 평화의 미소요, 자비와 사랑의 미소다"며 "정산종사의 삼동윤리가 세상의 평화로 나아가는 큰 진리다"고 말했다.

국가 존망의 위기인 임진왜란 등 전쟁터에는 나라를 지킨 의병과 승병이 있었고, 일제 식민치하에서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건 독립투사와 순국 선열들이 있었다. 또한 탐관오리들의 폭정에 항거한 동학농민운동이 있었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권력에는 국민들이 광주민주화운동과 광화문 촛불집회로 맞서서 이 나라의 민주화를 쟁취했다.

왜관 미군부대에 있는 사드 추가 발사대 4기가 조만간에 성주성지로 향할 것이고, 진입을 막는 결사의 항쟁이 뒤따를 것이다. 이 항쟁의 한복판에 사무여한 평화결사단이 서 있을 것이다. 원불교 창립에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이 사무여한의 법인기도로 중심이 되었듯이 이번 성주성지 사드 추방 항쟁에는 사무여한 100인 결사대가 그 중심이 되어 역사적 소명을 완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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