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공현 교무/은덕문화원
독보적인 리더 시대에서 팀 리더십 시대로의 전환
인재발탁과 훌륭한 성과 취사선택하는 리더 중요

리더(leader)는 기대의 대상이다. 조직여하에 따라 미륵불과 메시아에 상응한다. 그래서 새로운 리더의 탄생에 맹렬한 희망을 쏜다. 나와 너의 세상에서 부조리를 타파할 강력한 서막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팔로우(follower)는 열렬히 응원한다. 그 함성은 리더의 권력이 된다. 그러나 그 힘이 방향을 잃을 때, 리더는 거침없이 교체대상이 된다. 결국 불만과 비판은 리더의 상징성을 희석시킨다. 기대를 품은 리더 판타지와 불만을 품은 리더 콤플렉스는 리더 딜레마를 구축한다.

리더는 혼자가 아니다. 혼자서는 존재불가다. 리더의 존재는 구성원과 함께 할 때 생명력을 확인받는다. 그래서 어렵다. 고독한 자리다. 세상이 지속적인 리더십 질문을 던지는 이유다. 오늘날까지 온갖 종류의 리더십 과목과 코스, 강연회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역설적으로 내가 리더가 되겠다는 환상 또한 신기루 같다. 리더의 권력(power)이 막을 내리고 뒤따르는 책임의 무게는 버겁다. 그 인과의 무게를 짊어지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다.

뉴스를 장식하는 정치리더의 역설을 낚아채야 한다. 그 모습은 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 아침 조계사 앞 시위 피켓은 강렬했다. 키워드는 총무원장 직선제다. 불자들이 더위와 휴일을 반납하고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그들이 비로소 멈췄다. 불교현안문제에 단결과 직진이다. 느낌표에서 물음표로 우회한 것이다. 그들이 키워드를 찾고 통찰의 모범을 탐색하고 있다. 불자교수들이 앞장서고 정현경 미국 유니언신학대 종신 교수도 가세했다.

성찰하지 못한 과거는 우리의 미래가 된다. 우리는 과거의 교단과제를 탐색, 분류해 왔다. 그러나 공과(功過)를 다루는 기량은 역부족하다. 공적은 온고지신으로 과오는 반면교사가 답이다. 현재는 미래를 앞당긴 실천이다. 결실이 유능한 리더는 문제를 낚아채고 기회로 활용한다. 다양한 지혜를 부려 쓰는 리더십을 보장받을 때다.

우리는 리더의 리더십. 즉 지도력, 통솔력에 의존했다. 그러나 리더십(leadership)의 어원은 '리더의 지휘력'뿐 아니라 '리더 그룹'을 의미한다. 리더의 위치에 있는 '지도부'가 중요하다. 정부라면 대통령과 청와대와 내각을 포함하는 지도부, 교단이라면 종법사와 수위단과 행정을 아우르는 지도부일 것이다. 이 리더그룹은 하나의 팀으로 역할을 하는 것. 그렇게 해야만 한다. 우리가 특정한 리더를 주목할 때는 그 리더의 능력뿐 아니라 그와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을 포함시킨다.

훌륭한 리더의 재목은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미래를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 세종시대와 정조시대의 인재풀과 정치문화 르네상스 구축은 역사적 교훈이다. 어떻게 시대를 초월한 업적과 탁월한 인재풀이 쏟아져 나온 것일까? 우리는 물어야 한다. 그곳에 해법이 있다. 한 리더의 판단력과 실행은 그 리더만의 것이 아니라 같이 일한 리더그룹, 팀의 역량 결과다. 같이 일하고 같이 책임지는 팀플레이가 현재 교단의 창출모델이다.

이제 우리는 독보적인 개인 리더를 바라보던 리더 판타지와 콤플렉스에서 그룹리더십으로 대응전환을 모색해야한다. 물론, 이러한 구조는 인재발탁과 훌륭한 성과를 취사선택하는 총괄지휘자인 리더가 중요하다. 그러나 인물은 인물을 알아본다. 그리고 절묘하게 배치한다. 탁월한 일은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아니다. 더욱 진급하는 교단의 자극제다. 우리는 원불교 공동운명체로 이러한 선순환 구조적 팀 리더십의 체질개선을 주도해야 한다. 역사가 평가할 리더는 교단의 리더십이 뿌리내리는 것을 안착시킬 실천지성이다. 리더는 잠시 잠깐 책임과 권한을 가지는 것, 교단현안의 고민은 구성원 모두의 몫이다. 누가 리더인가를 고민하지 말자. 팀 리더십을 고민하자. 꼭 누가 리더가 될 거라 전제하지 말자. 우리는 전무출신 팀으로 봉직한다. 공의가 모아지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잘하자. 우리 교단의 팀 리더십이 영원히 건재할 뿌리를 안착시키자. 정산종사는 "앞으로 세상은 하나 둘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다 힘을 어울러야 하고 우리부터 실천해야 이루어진다"고 유촉했다. 나는 이 시대를 꿰뚫어 제시할 원불교 리더십의 기량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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