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개교절과 더불어 원불교 교단의 뜻깊은 경축일인 법인절이 지나갔다. 8월 21일 법인절을 앞두고 재가출가 교도들은 중앙총부와 국내외 각 교당에서 법인절 특별기도를 올리고 21일 당일에는 거교적으로 법인절 경축법회를 보았다.

영산성지에서는 지난 12일 구수산 구인기도봉에 재가출가 대중이 운집해 법인기도를 올렸다. 원기 4년(1919) 기미년 소태산 대종사의 명을 받들어 창생구원을 서약한 구인선진들의 법인기도를 체받아 이 시대 중생 제도를 염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19일 성주성지에서는 정산종사 탄생가를 비롯한 아홉곳에서 사드 철회와 세상의 평화를 간구하는 법인기도를 올렸다. 영산성지의 법인기도는 연중행사로 전통이 된지 이미 오래 되었지만, 성주성지에서의 법인기도는 사드로 인해 성지가 침탈 당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비롯됐다.

100년전 대종사와 구인선진들이 법인기도를 올린 때는 일제 강점기였다. 나라가 주권을 잃고 백성의 삶이 도탄에 이르렀다.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한민족의 염원이 자주 독립 만세운동으로 삼천리 금수강산을 태극기로 물들인 역사적 시기였다. 그러한 위기에 원불교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대각을 이루고 창생구원을 위한 새 회상 창립을 준비하며, 저축조합운동과 방언공사에 이어 법인기도를 결행했던 것이다. 대종사와 정산 송규 종사를 비롯한 구인선진들의 제생의세(濟生醫世)의 서원이 천지에 가득하여 허공법계와 우주 삼라만상의 감응을 받아 백지혈인(白指血印)의 이적을 통해 진리의 인증을 얻었던 것이다.

원기 102년 오늘의 역사는 어떠한가. 한반도는 세계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힘의 대립 가운데 북한과 남한이 분단 70년을 보내고 있다. 북한은 체제 유지와 존립을 위해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축적하며 미국과 맞서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북한과 비길 수 없는 우위에 있으면서도 미국의 핵우산에 기댈 수밖에 없는 남한은 곤경에 처해 있다. 광화문 촛불 민심에 힘입어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출범 100일을 넘기며, 과거 보수정권의 적폐 청산과 서민의 기본적인 삶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민생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불패신화와 투기세력들의 전횡으로 집없는 설움과 고통속에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서민들을 위한 부동산 정책은 박근혜 정권과의 차별화된 모습으로 가히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사드 추가배치를 위해 주민토론회를 갖고자 17일 성주를 찾은 국방부 관계자들이 주민들의 강경한 반대로 물러났다. 그 중심에 원불교 사무여한 평화결사단이 활약하고 있는 모습이 보도됐다. 참으로 장한 동지들이다. 자신을 보신(保身)하지 않고 교단과 세상의 평화를 위해 무아봉공하는 보살행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야말로 회상 창립기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의 무아봉공 정신을 이 시대에 이어가는 후진들이요 혈심주인이다. 원기 102년 법인절의 최대 이슈는 성주성지 수호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과 열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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