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전 기자
경남교구 정전마음공부 훈련에서 60대 교도의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원불교 다닌 지 30년이 넘었고 교당에 결석하는 법 없이 조석심고, 좌선, 경전공부 등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고통으로 힘들었는데 정전마음공부를 만나고부터 새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 좋은 공부를 왜 교당에서 교무님이 가르쳐주지 않는가를 통탄하는 소감이었다.

이 외에도 정전마음공부를 만나고 삶이 달라져 주변 인간관계에 윤기가 돌면서 너무나 행복하다는 감상담이 줄을 이었다. 그러면서 결론은 공통적으로 이 공부를 교당에서, 교무님과 교도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재가교도들의 정전공부방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원불교도가 아닌 일반인 참가가 늘면서 교화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이렇게 검증된 공부법을 출가자가 교당에서 교도들을 대상으로 직접 지도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출가자들의 참여가 아쉬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공부방에서 만난 출가자의 솔직한 소감이 눈에 띈다.

출가자 입장에서 재가교도들과 함께 앉아서 경계를 꺼내놓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재가교도들끼리도 남에게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데 성직자 입장에서는 몇배로 더 한 어려움이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주임교무와 부교무들의 경계를 일반 교도들과 나누는 일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교도와 교무와의 경계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교당 환경들은 살아있는 마음들이 들고 나는 소중한 공부밭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잡초도 풀도 자라는 땅이 곡식도 길러내는 비옥한 심지다. 대종사는 개교의 동기에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자"고 말했다. 정전공부방은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통해 진리적 종교의 신앙이 살아 꿈틀대는 현장이었다. 스승이 법을 새로 내는 일이나 제자들이 그 법을 받아서 후래 대중에게 전하는 일이나 또 그 후래 대중이 그 법을 반가이 받들어 실행하는 일이 삼위일체라고 하셨듯이 대종사님의 용심법은 갖다쓰는 사람의 것이다.

다행히도 경남교구에서는 정전마음공부에 참여하는 출가자가 증가하면서 교당에 공부방이 개설됐다는 소식을 자주 듣고 있다. 경남교구의 성리에 바탕한 '속깊은 마음공부'의 효과가 이미 검증되고 있으니 이 방법에 귀를 기울여보는 교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재가도 출가도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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