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응주 교무/법무실
욕심은 뜻에서 나오고 뜻은 생각에서 나온다
행동의 근본이 마음임을 알아 마음에 공들이자

有人이 患媱情不止하야 距斧刃上하야 以自除其陰이어늘 佛이 謂之曰- 斷陰이 不如斷心이니 心爲功曹라 若止功曹면 從者都息이어늘 邪心不止하고 斷陰何益이리오 하시고 佛爲說偈하사대 欲生於汝意하고 意以思想生이라 二心이 各寂靜하면 非色亦非行이로다 하시니라

"한 사람이 색욕이 그치지 않음을 걱정하여 칼날로써 그 음을 끊으려하거늘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그 음을 끊음이 그 마음을 끊음만 같지 못하나니 마음은 곧 운전사라 운전만 그치면 모든 기관은 스스로 다 쉴 것이어늘 사심은 제하지 아니하고 그 음만 끊은들 무슨 이익이 있으리오 하시고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설하시되 욕심은 네 뜻에서 나오고, 뜻은 생각에서 나도다. 뜻과 생각을 끊으면, 색과 행에 안 끌리리라."

〈사십이장경〉 31장의 말씀은 색욕 때문에 고민하는 공부인에게 색욕의 근본인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서 육체를 상하게 하는 것은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요지의 말씀이다. 마음과 육체 중 어느 것이 참 나의 주인인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법문이다.

환요정부지(患媱情不止)란, 여색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치지 않아 근심한다는 뜻이다. 중생은 어떤 방면으로든지 마음이 한번 꽂히면 그 집착하는 마음이 상당기간 지속된다. 그러나 이 집착된 마음은 돌리고자 하나 돌릴 수 없고, 멈추고자 하나 멈출 수 없다. 반면에 부처는 경계가 오더라도 돌리고, 멈추어서 경계에 집착하지 않는다.

거부인상 이자제기음(距斧刃上 以自除其陰)이란, 도끼날 위에 앉아 스스로 자신의 음경을 제거하려한다는 말이다. 색욕으로 인한 고통의 뿌리는 알지 못하고 그 싹만 자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단음 불여단심(斷陰 不如斷心)은 자신의 음경을 끊는 다는 것은 마음을 끊는 것만 같지 못한다는 말씀이다.

심위공조 약지공조 종자도식(心爲功曹 若止功曹 從者都息)은 마음은 공조(운전사)와 같아서 만일 마음을 멈춘다면 따르는 것들이 모두 쉴 것이라는 말씀이다. 공조란 한나라의 하위직 벼슬이지만 어떤 분야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직책을 말한다. 그래서 한글 해석에서는 운전사라고 표현을 했다.

마음은 운전사와 같기 때문에 운전만 멈추면 차를 스스로 멈추게 되는 것처럼 색욕이 일어나는 그 근본인 마음을 다스리면 색욕은 자연히 다스려지게 될 것이다. 사심부지 단음하익(邪心不止 斷陰何益), 색심이 일어나는 삿된 마음을 다스리지는 않고 음경이 문제의 근본이라고 생각하여 그 음경을 끊는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욕생어여의 의이사상생(欲生於汝意 意以思想生)은, 욕심은 너의 뜻에서 나오고 뜻은 생각에서 나온다는 말씀이다. 의(意)는 육근중 의근(意根)을 의미한다. 의근은 의식을 내어 대상을 인식하는 근원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보고서 사랑한다거나 미워한다거나 하는 등의 생각을 사(思)라하고, 그 생각이 마음속에 남아서 다시 떠오르는 것을 상(想)이라고 한다. 즉, 어떤 대상에 대해 판단하여 입력된 생각과 그것을 계속 떠 올리는 것이 자신의 생각인 것이다.

이심각적정 비색역비행(二心各寂靜 非色亦非行)은, 이심(뜻과 생각)이 모두 쉬어서 고요해 지면 색도 아니고 또한 행도 아니다는 말씀으로, 뜻과 생각을 수행을 통해서 조절한다면 세상에 펼쳐진 모든 것(色)들과 그로 따른 행위(行)로 인한 모든 문제에 끌리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즉, 색정에 끌려서 수도를 할 수 없는 사람이 음경만 끊으려 하기보다는 그 끌리는 마음을 조절한다면 어떤 경계가 와도 경계에 끌려가지 않을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도 말이 수레를 끌고 가는 것을 보고 한 제자에게 묻기를 "저 수레가 가는 것이 말이 가는 것이냐 수레가 가는 것이냐." 그가 사뢰기를 "말이 가매 수레가 따라서 가나이다." 또 말씀하시기를 "혹 가다가 가지 아니할 때에는 말을 채찍질하여야 하겠느냐, 수레를 채찍질하여야 하겠느냐." 그가 사뢰기를 "말을 채찍질하여야 하겠나이다." 또 말씀하시기를 "그대의 말이 옳으니 말을 채찍질하는 것이 곧 근본을 다스림이라, 사람이 먼저 그 근본을 찾아서 근본을 다스려야 모든 일에 성공을 보나니라."(〈대종경〉 인도품 8장)

행동의 근본이 마음인 것을 알아서 마음공부에 공을 들여야지 겉으로 드러난 것만 고치려고 해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음을 경책하신 법문이다. 깨치지 못한 중생의 가장 큰 괴로움은 무엇일까? 그 원인은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지 못하니 자신이 처해있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원인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서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멈추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그 이치를 안다하더라도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여 괴롭다. 멈추고 돌려야 하는 것이 머리로는 되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되지 않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근본을 다스릴 줄 아는 지혜로운 공부인이 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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