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은형 교도/미주동부교구 시카고교당

나를 찾아 떠난 미국에서의 유학생활
내 마음이 아닌 타인 중심 삶 반조해
영피플훈련으로 삶의 방향로 설정해

대학교 4학년을 앞두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사람들은 왜 그 중요한 시점에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미국에 가냐고 물었고, 나는 "미국에서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가는 거야"라고 대답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지만 조금 다른 목표도 있었다.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나는 그 꿈과는 점점 멀어졌다.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다른 사람에게 칭찬 혹은 인정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는 등, '내가 중심이 되는 나의 삶'이 아닌 타인에 의해 흔들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대학교 4학년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면서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졌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들을 때면 모든 조언들이 다 맞는 말인 것만 같아서 계속 흔들렸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어느 날 문득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진정한 나의 모습, 나의 생각을 알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벗어나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여가 시간에 무슨 일들을 하고 싶은지 등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렇게 미국행을 택했고,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게 됐다.
그렇게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행복을 느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한 학기 동안의 미국 생활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내 능력이 많이 부족했고, 그와 마주할 때마다 자책과 한숨만 늘어갔다. SNS를 통해서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친구들의 성공한 모습을 볼 때면 그들에 비해 내가 너무 작아보여서 우울했다. 분명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 행복을 찾아서 떠나온 여정이었는데,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게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고, 교무님을 통해서 8월에 영피플(Young People) 훈련/2세 청년훈련이 열린다는 것을 들었다.

훈련이 시작하기 전날, 한 교무님은 이 훈련을 통해서 무엇을 얻어갈 건지, 무엇을 이룰 건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 말씀을 듣고 나는 처음에는 '3일 동안 내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보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첫날 명상(Meditation)을 하면서 진로를 고민하는 이유는 결국 내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고민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진로'보다도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과거를 돌아보니 나는 주로 다른 사람에 의해서 행복함을 느낀 적이 많았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누군가를 도와주거나 선생님께서 시키시는 일을 했을 때 행복함을 느꼈다. 반면 좋은 일을 하고도, 혹은 성적을 잘 받고도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받지 못하면 슬퍼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내 마음에는 '중심'이 없었다. '타인'을 많이 의식하고, 타인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과거를 돌아보면서 이제는 내가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행복은 꼭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 만들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이며, 그 과정은 아주 가까이, 바로 제 마음 속에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평소 완벽주의자이고, 다른 사람들보다 욕심이 많고, 꿈이 크고,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준 적이 거의 없었다. 잘한 일이 있어도 그 점을 인정하고 칭찬해주기 보다는 '이번에는 이런 점이 부족했어!'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비난하고, 더 완벽해지기 위해서 몰아 붙였다. 교수님께서 말씀했던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을 통해서 나라는 사람을 조금 더 사랑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행복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얻는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 얻을 수 있다는 것, 마음을 잘 들여다본다면 행복은 내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훈련이 끝난 지금, 행복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고 마음가짐이 달라졌지만, 그리고 행복해졌지만 사실 아직도 머릿속에는 풀리지 않은 한 가지 고민이 남아있다. '과연 대학을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 내가 행복할까?'라는 고민, 즉 진로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이제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이 고민을 풀어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원다르마센터에서의 영피플훈련은 내 삶의 방향성을 설정해준 중요한 시간이었다.

이제 나는 4개월 후에 미국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훈련에 참가하기 전에는 마냥 두렵고 무서웠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미래의 내 모습이 기대된다. 한국에 돌아가면 멋지게, 행복하게 20대의 중반부를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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