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성 교무, '동선을 통한 정신수양' 연구성과 발표 주목받아
몸·정신 분리해선 안돼…기 작용 오묘함 살피며 프로그램 개발

바쁜 일상에서 지치고 쇠약해져 가는 현대인들에게 심오한 선(禪)의 세계에 어떻게 하면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원다르마센터에서 오랫동안 미국 현지인들을 상대로 원불교 동선훈련(Won Moving Meditation Retreat)을 진행한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송대성 교무가 2017 마음인문학 국제학술대회에서 '동선(動禪)을 통한 정신수양'으로 그 답을 제시했다.

17세 청소년부터 70대 노인까지 대학생, 음악가, 의사, 교수 등 다양한 미국 현지인들을 지도했던 송 교무는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의 편리함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진일보했다. 하지만 편리함이 극대화 될수록 몸은 움직일 필요가 없어져 근골계와 순환기 기능성은 갈수록 급격한 퇴화의 기로에 서있다"며 경고했다. 신체 기능성이 떨어짐에 따라 정신적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3대 성인병에 속하는 고혈압, 당뇨, 각종 암 등은 모두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에 연관돼 있음이 그 증거다.

송 교무는 "과거 정신수양을 전문으로 했던 수행단체의 정신수양 과정을 살펴보면 문명의 이기가 상대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많은 신체적 활동이 필요했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조절과 행위를 통한 접근은 결코 무시되지 않았다"고 사례를 밝혔다. 기원전 400년경 요기 빠딴잘리(PatanJali)의 요가경에서 요가 수련의 8가지 구성요소로 금계, 권계, 아사나, 호흡조절, 감각조절, 정신집중, 명상, 삼매를 논했다. 이러한 하타요가와 라자요가의 결합은 신체적 수련과 정신 수련의 조화를 기본한 수련체계로 육신과 정신의 균형된 발전을 추구했다. 또 중국 후한의 위백양이 지은 <주역〉 참동계는 몸 속의 음양을 잘 조절함으로써 정기를 충실하게 하여 신체적 장수를 목적하는 것과 더불어 신(神)을 길러 도에 이르기 위한 정신수양법으로 전해졌는데, 심신을 함께 단련해가는 성명쌍수의 이러한 기저는 오늘날 기공으로 이어져왔다.

송 교무는 "인간은 몸이 마음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마음이 몸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몸과 마음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므로 반드시 심신을 함께 수련해야만 효과적이며 궁극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몸으로 기상과 정신이 드러나서 몸이 바로 정신의 표현이 되며 결국 몸과 정신이 둘이 아니라는 말이다.

송 교무는 "몸과 정신, 물질과 정신의 관계를 분명하게 이해하려면 기(氣)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기는 물질이면서 동시에 비물질로서 인체를 구성하고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정미물질(Essential substance)이며 몸과 마음의 연결고리다"고 말했다. 기는 선천의 기인 원기(原氣)와 후천의 기인 종기(宗氣), 영기(營氣)가 서로 의존하면서 자양하는데 원기는 콩팥의 명문에 근원하고 삼초를 통해 전신에 퍼지며 종기가 진기로 변하도록 매개한다. 종기는 비의 운화작용에 의해 곡기가 폐로 이동하여 청기와 결합한 것이며 원기와 서로 돕는다. 진기는 기의 마지막 변화의 단계로 경맥을 순행하며 전신을 자양한다.

송 교무는 "심신불이(心身不二) 입장에서 기 작용의 오묘함을 살피며 동선 프로그램 개발을 구상하고 진행했다"며 "프로그램 구성원칙은 음양의 이론에 부합되도록 근골의 긴장 이완법과 호흡법의 전문 훈련을 통한 조식법을 통해서 성성적적하고 적적성성한 심경에 머물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송 교무의 동선 프로그램은 선 자세로 육체와 기운을 주로 단련하며 선정에 다다르는 '십상서원선'과 '일원활선', 좌선 전후에 혈맥을 관통해 입정에 들 때는 깊은 삼매로 안내하고 출정할 때는 활기찬 생활로 연결해주는 '좌선전후 몸풀기', 좌선을 대신해 운기를 하면서 선을 할 수 있는 '태극 수인선'과 '부처 수인선' 등을 말한다.

▲ 송대성 교무가 진행하는 동선(動禪) 프로그램은 미국 현지인들 사이에서 따라하기 쉽고 효과도 높다는 정평이 나 있어 매년 훈련 시즌마다 참가율이 높다.
동선 프로그램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와 뉴욕주에 위치한 원다르마센터에서 꾸준히 적용하면서 수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에서는 정규 교과목으로 15년째 매 학기마다 개설돼 응용선학과 대학원생과 침구학과 대학원생, 원불교학과 대학원생들에게 시행해 왔다. 그 결과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인격을 증진하는데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또 원다르마센터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겨울과 여름 훈련에 참가한 미국 현지인들에게는 동작이 쉬우면서도 효과가 뛰어나다는 정평이 날 정도로 매년 인기가 높다.

송 교무는 "움직임 속에서도 자성과 분리되지 않은 수행을 지향하는 동선 프로그램은 문명사회 속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나아가 기운과 정신이 한몸에 합일된 주인된 몸으로 거듭나게 하는 정신수양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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