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원장과 함께하는 열린 토론

▲ 열린 토론에 참석한 청년교도들이 교단의 청년교화를 진단하며 교당 구조 개선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며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했다.
교정원장과 함께하는 열린 토론, 청년교도 대상 '상상&미래교화'
교도로서 주인 역할 자임, '청년법회, 담당교무 없다'쓴소리도

교정원장과 함께하는 열린 토론, 네 번째 주인공은 원불교 청년교도들이었다. '원불교 2세기, 길을 묻다'를 테마로 교정원 기획실이 진행하고 있는 열린 토론이 8월25일 오후 7시30분 토즈(TOZ) 신반포센터에서 진행됐다. 청년교도 및 청년교화 담당 교무를 대상으로 한 이번 토론은 매월1회 교정원장이 함께 하는 열린 토론의 네 번째 시간이었다. '상상 & 미래교화'를 주제로 진행된 열린 토론은 '원불교 청년이 생각하는 원불교의 장점'을 이야기하며 시작됐다.

'마음공부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원불교 교리를 바탕으로 청년들의 현실 문제를 해결해주고 자신을 믿는 길을 안내한다', '나의 매력이 무엇인지, 나 자신을 알게 하는 게 원불교의 가장 큰 매력이다', '원불교 매력은 새 시대 새 종교라는 점이다. 물질문명으로 인한 미래 문제의 해결이 대종사의 교법에 담겨있다' 등의 발언은 청년들의 가슴에 담긴 원불교인의 자부심을 가늠케 했다.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면서 교단의 청년교화에 대한 고민들이 봇물 터졌다. 수원교당의 박인수 교도는 "원기84년 <원불교신문>에 청년교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긴급 좌담에서 현황과 원인분석, 문제점, 개선방안까지 마련한 기사를 보게 됐다. 놀랍게도 원기102년에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아직도 문제점만 찾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포문을 열었다.

청년교화에 대한 진단도 청년교도들의 몫이었다. "현장에서 청년이나 교무님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어떻게 교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매뉴얼이 부족하다" "교역자가 부족한 현실에서 청년교화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청년교화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청년교도를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원불교 자체가 약간 폐쇄적이다는 생각이 든다. 거주지의 거리에 상관없이 입교한 교당에 계속 다녀야 하는 분위기가 있다. 출석교당을 교도가 선택하게 하는 시스템을 고민해달라"는 등의 요지 발언이었다. 청년담당교무 배치와 이에 따른 인사정책, 특성화교당 전략 등에 대한 발언이 주효를 이룬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들도 모색됐다. "교당에 출석하는 교도들이 청년 소식지를 자녀들에게 꾸준히 전달하면서 자녀불공을 드리자", "원불교를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 단계적이고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교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거리적으로 교당이 너무 멀어서 친구 교화를 못하고 있다. 청년교도를 '찾아가는 교당'이 있었으면 좋겠다", "직장과 결혼 유무 등 청년들은 다양한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생각과 세대를 커버할 수 있는 그룹팅의 매뉴얼이 있어야한다"는 등의 제안이다. ▷관련기사 10면

또래들과의 관계나 청년법회에 대한 목마름도 거침없이 전해졌다. 한 청년교도는 "출석인원이 적은 교당에 다닌 지 30여년 됐다. 청년법회도 없고, 담당교무님도 없다. 원불교를 믿고 있지만 교당생활을 하지 않는 교우들이 있다. 교당 규모에 상관없이 소규모 모임이나 또래법회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교당의 소규모 청년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심중의 말을 꺼냈다.

청년교도 스스로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들려졌다. 용인교당의 한 청년은 "교당에서 교무님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원불교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입교연원 달기' 등 교도로서의 의무를 다하자"고 주문했다. 이밖에도 "설교가 너무 어렵고 지루하다. 재미있고 내용 있는 설교를 해 달라", "청년교화를 잘 하고 있는 곳의 전략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청년들이 사용할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등의 직접적인 요구도 이어졌다.

이날 토론을 주의 깊게 경청한 한은숙 교정원장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좀 더 심도있게 진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진행시키겠다"며 교단의 역량으로 엮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이번 열린토론은 당초 예상 참석인원의 두 배가 넘는 130여 명의 청년교도들이 참석하면서 좌석수가 현저하게 부족했다. 또 두시간 여의 진행 시간이 무색할 만큼 충분한 토론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제반 여건이 다소 아쉬웠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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