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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당을 찾아서/ 강원교구 삼척교당
교당을 찾아서/ 강원교구 삼척교당
  • 민소연 기자
  • 승인 2017.09.01
  • 호수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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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마음공부로 교당주인 길러내는 어린이집
▲ 삼척교당·삼척원광어린이집은 삼척시청과 100m 근교에 위치한 시내 중심가로, 유아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배우지 못했던 시절부터 앎을 전하는 것은 교단이 이어온 자랑스러운 정신 중 하나다. 누구라도 배우게 했으며, 내 자녀 남의 자녀 차별없이 가르쳤다. 원불교는 모를지언정 원광대학교, 대안학교, 원광어린이집을 아는 것도 이 덕분이다. 특히 교무가 직접 아이들 손을 잡아주고 먹거리를 꼼꼼히 챙기는 원광어린이집은 원불교를 세상에 널리 알린 일등공신이다.

전국 모든 어린이집은 정당하고 투명한 평가인증을 받는다.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에는 전국 4만여 어린이집 점수가 나오는데, 95개에 이르는 전국의 '원광어린이집'도 마찬가지다. 삼척교당과 아래위로 함께 살아가는 어린이집은, 교단 고민 중 하나인 어린이집과 교당교화의 시너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교화 터전이다.

삼척교당·원광어린이집은 삼척시청과 100m 거리로 삼척초등학교, 삼척향교,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가 근거리다. 심지어 교당 문 앞이 바로 교동주민센터인, 중심가이자 학교와 관공서가 몰린 조용하고 차분한 동네다. 이곳에서 삼척교당은 일요일이면 법회, 평일에는 어린이집과 요가교실, 예절교육 등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 부지런하고 야무진 교당 하나가 쌓아올린 교화 불모지 강원에서의 희망은 거대하다.

위기마다 재가출가 합심 기도로 버텨

원기76년 봉불, 신마산교당 연원으로 시작한 삼척교당은 올해로 27년째다. 이곳은 마치 교단 초기 같은 환난을 수차례 겪은, 자리 잡는 데 많은 경계를 만났던 교당으로 손꼽힌다. 회사뿐 아니라 관공서와도 복잡하게 얽힌 민사 및 형사 소송을 해야 했고, 모두가 고개를 저었던 고비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이가 지금의 박희종 교무와 교도들이다.

문을 연 지 2년만에 삼척에 온 박 교무는 이어받은 요가원과 함께 주부한문교실, 어린이 예절교육, 청소년 다도, 어린이민속대잔치, 남북통일과 삼척발전을 위한 천일기도 등 교화 불모지였던 삼척에 원불교 알리기에 매진했다. 오자마자 활발한 교화를 펼칠 수 있었던 데는, 매달 30만원 월세를 마련할 방도가 없어 오빠 박도천 교도(양정교당)가 10년 동안 후원해줬고, 현재의 건물도 어머니 연타원 이법순 정사(서면교당)가 큰 몫을 했던 등 남모를 지원이 있었다.

그렇게 어렵게 지켜내 원기85년 완공한 건물이 지금의 교화와 영아보육의 전당이다. 이미 여러 보은봉공활동으로 '착한 원불교' 이미지를 전하고 있던 삼척교당은 봉불식을 앞두고 270여 명의 어르신들 경로잔치와 150여 명 한방무료진료로 지역에 크게 알려지기도 했다.

삼척교당 교도들은 초기의 어느 날을 자주 회상한다. 원불교를 알리기 위해 무얼 할까 고민하다 모두 어깨띠를 두르고 삼척의 젖줄인 오십천 청소를 했다. 30여 명의 사람들이 매주 나오니 사람들이 하나둘 다가왔다. "원불교가 뭐예요? 어디 있어요?"라고 물어오자 신바람 나더라는 교도들. 성과는 더 있었다. 문화예술회관 관계자가 이 장면을 보고 '환경운동 이야기를 해달라'고 초청한 것이다. 교양 강의 하나로 시작한 삼척교당은 그 후로도 '예절교실', '현대여성의 건강관리', '요가와 단전호흡' 등의 내용으로 강원도 공무원들, 전국여성지도자들, 소방관, 학교, 강원여성수련원 등에서 손꼽히는 인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어린이집과 교화를 잘 만들어가는 삼척교당의 주인들은 삼척원광어린이집 교사 및 원아 출신, 학부모들이다.

어린이집 교사, 학부모들이 교당 주인

교도 중에는 단연 원광어린이집 교사나 학부형, 원아 출신이 많다. 삼척 학부모들이 가장 보내고 싶어하는 어린이집 1, 2위를 다투는 삼척 원광은 원기87년 설립, 만 0세부터 2세까지의 영아들을 전담한다. 맞벌이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늦은 밤까지도 아이를 보육하고 양육하고, 주말에도 문을 여는 365일 24시간 보육이 가능한 곳으로 신망이 두텁다.

'더 어렸을 때부터 인성과 원불교 감수성을 기르자'는 생각으로 어린이집을 연 삼척교당은 "교사는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 도와줄 뿐이다", "영아들에게 '안돼'와 같은 부정적 단어를 쓰지 말라"는 간단하지만 특별한 원칙을 바탕했다. 영아들은 '왕자'와 '공주'로 대접하며 대우와 존중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한다. 48개월까지 뇌세포가 95%까지 자라 환경의 영향에 따라 천재로 키울 수 있는 가능성에 교육의 수준을 맞춘다는 의지이자, 좋은 습관을 길들여 훌륭한 인격자로 키우기 위해서다.

삼척원광어린이집은 교사 면접을 볼 때 두 가지를 당부한다. 방학 때 마음공부수련 참석과 종교와 관계없는 마음공부다. 마음공부수련으로는 이형은 교무의 정전마음공부, 최정풍 교무의 소태산 마음학교, 권도갑 교무의 행복캠프, 우인훈련원 정기훈련 등 교단의 좋은 프로그램은 다 찾아다닌다. 매주 교사들끼리 함께 마음공부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아나 어른이 아닌 사회화 이전의 영아들을 대상으로 마음공부를 해야 하고, 집에서도 이어지는 일관된 공부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르치려다 자신이 더 마음공부가 되고 삶이 바뀌니, 삼척원광의 교사들은 보통 10년 넘게 일하며 아이들을 하늘사람으로 대한다. 이러한 진심을 외부에서 먼저 알아채니, 지난해 12월에 한국보육진흥원 인성교육포럼에 '영아인성교육' 발표자와 토론자로 교사들이 초청되기도 했다.

교사들은 사축이재에 참석하고, 서서히 교당 주인의 물이 들어간다. 석존성탄절마다 스스로 돈을 모아 한우, 대하, 문어 등을 직접 요리해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는 행사만 10여 년째다. 부처님 오신 날 훌륭한 요리를 먹으며 부처님 같은 행복을 느끼도록 해드리자는 마음에서다.

▲ 지난해 인성교육포럼에 초청돼 영아교육을 발표했다.
▲ 삼척원광어린이집은 매일 아침 좌선과 요가를 한다.
0세부터 시작하는 영아마음공부

8월 어느 날, 2세반 아이들이 바닥의 노란색 원에 꼬물꼬물 맞춰 모여 앉는다. "이제 예쁜 마음 만들어볼까요? 다 같이 해볼까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할게요! 사랑해요!" 교사의 말을 제법 따라하는 원아들이 신나게 외친다. "나는~ 원래~ 훌륭한~ 어린이~입니다~" 신기하게도 한결 차분해진 아이들에게 영아마음공부가 펼쳐진다. "친구 장난감 뺏고 싶을 땐 어떡하죠? 먼저 스탑! 가만히 멈추고요, 그 다음엔 생각! 어떡할까? 해요. 그 다음엔 어떻게 하죠?" 원아들은 외친다."친구와 같이 해요~"

5분 정도지만 매일 반복되는 문답에 서서히 깨치는 아이들. 여기에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요가나 명상을 더해 20분 정도를 함께 한다. 더 어린 원아들은 기도만 하기도 하고, 교사의 등에 업힌 채 가만히도 있어본다. 교화 불모지 강원도 삼척에 원불교를 건강하고 따뜻하게 알리는 삼척교당. 점점 길을 가다 박희종 교무를 보면 합장으로 인사하는 아이들이 늘고, 어린이집 출신이라는 학생이나 부모가 불쑥 교당에 찾아오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교당 27년, 어린이집 15년 역사의 시너지가 서서히 움트는 삼척교당. 봄이면 오십천 가득 피어나는 장미처럼, 삼척은 지금 교화의 꽃망울들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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