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저어 가려 하매 얕은 여울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힘을 다해 가고자 해도 오히려 더 어렵더라
밤비에 엄청 강물이 불어나니
강 한가운데 들어가 자유로이 돌아오더라.

삼산 김기천(1890~1935) 종사
출처 〈구수산 구십구봉〉 9인 선진 이야기

이 한시는 어느 날 대종사의 법설을 듣고 홀연히 깨침을 얻어 쓴 시다. 주산 박청천 교무는 이 한시를 소개하며 "수도인이 공부길이 서툴러 아무리 애를 써도 뜻 같지 않다가 소낙비 같은 종사주의 법설을 듣고 홀연히 깨침을 얻어 자유자재의 길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우리는 자유자재의 여의보주를 얻고자 하나 다 때가 되어야 한다. 다만 그 자유자재의 힘을 얻기까지 끊임없이 연마하고 단련하는 훈련의 순간을 놓지 않아야 한다. 힘이 조금 생긴 듯하여 자유대로 하고자 하나 어긋나기 마련이다. 내 뜻과 같이 하고자 하나 기운이 응하지 않는 법이다.

무던한 정진심을 행할 때, 홀연히 자유자재의 힘이 충만 되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먹은 대로 모든 일이 진행 되어져 갈 때, 우리는 공부의 재미를 더 한층 알게 된다. 그래서 더 부지런히 행한다. 그러한 재미와 단계는 누가 이끌어 준 것인가? 무위이화 자동적으로 되어질 때까지 하고 또 하는 그 마음이면 자유자재를 얻게 되리라.

/둔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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