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명인 교도/신림교당
지난 8월,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으로 잠 못 이뤘다. 처음으로 스카우트 뉴스가 네이버 메인에 걸린 것을 보았고, 축하메시지와 응원메시지가 가득한 SNS를 보며 두근거렸다. 대한민국 새만금이 2023년 제 25회 세계잼버리 개최지로 선정된 것이다. 세계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적인 야영대회이다. 국가, 민족, 종교, 언어를 초월해 전 세계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축제의 장으로,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에는 168개국에서 약 5만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스카우트 활동을 시작한지도 벌써 13년. 세계잼버리가 나에게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내가 본격적으로 스카우트 활동에 재미를 느끼게 된 계기이며, 원불교연맹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된 계기이기 때문이다.교당에 처음 스카우트 지역대가 생겼을 때, 나에게 스카우트는 교당 친구들과 더 재미있게 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2007년 영국잼버리에 참가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세계잼버리는 하나부터 열까지 동료들과 합심해서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도전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또한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전 세계인들이 모여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마치 오래된 친구 인양 만나는 모두와 반갑게 인사하는 화합의 장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계잼버리는 반목과 불신이 가득한 사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평화의 공간이었다. 그리고 한국스카우트 원불교연맹 대원이었던 나는 5만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종교의식을 수행하고 원불교를 소개하면서 작게만 생각하던 나의 종교를 더 크게 바라볼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국내외 스카우트 무대에서 원불교연맹을 대표하는 대원이자 지도자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도자가 되어서는 내가 느낀 것과 꿈꾸던 목표를 후배들과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세계잼버리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그 중 하나로 종교의식 및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이때 세계적인 여러 종교에서 종교관을 운영하는데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원불교가 세계잼버리에서 종교관을 운영해왔다. 최근 세계잼버리는 영국, 스웨덴, 일본 등 모두 외국에서 열렸다. 외국에서 개최되다 보니 종교관 운영 역시 프로그램이나 지원 인력 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새만금에서 세계잼버리가 개최되면서 우리는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자산을 오롯이 활용하면서 원불교를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국내 다른 지역도 아닌 새만금에서 세계잼버리가 개최된다. 종교관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잼버리장에서만 할 수 있는 단편적인 프로그램 외에 새만금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산, 변산, 익산 성지들을 활용한성지순례, 지역 교당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종교관 운영 및 잼버리 운영에 있어 재능 있는 인력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세계잼버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원불교연맹 대원들에게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새로운 경험을 쌓고 원불교 대표로서 자긍심을 세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

원불교 청소년들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세계무대에서 한국 대표가 되어 민간 외교관으로서 활동하게 되고, 원불교연맹 대원으로서 몇 만 명이 지켜보는 종교 의식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게다가 공동체 안에서 교단 청소년들이 갖는 파급효과도 크다. 잼버리에 참가하는 외국인 뿐 만 아니라 국내 청소년들에게도 원불교를 대표하는 얼굴이 된다. 이처럼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원불교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청소년들에게 꿈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주는 최고의 기회이다. 새만금 세계잼버리까지 6년이 남았다. 세계잼버리까지 미리 준비하고 실력을 쌓아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단의 많은 청소년들이 스카우트를 통해 꿈을 키우고,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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