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불교의 반백년의 역사 〈원불교교사〉의 목차.
'역사는 세상의 거울이다.' 이 명언은 정산종사의 '불법연구회 창건사'의 서문에서 이른 말이다. 역사를 거울삼는 주체가 세상에 우뚝 서게 되는 이치가 그 가운데 있다. 마구잡이로 사는 무당체계를 벗어나 기록을 통해 스스로를 비춰보는 문화체계는 역사서술을 통해 가장 쉽게 드러난다. 원기22년(1937)의 〈창건사〉는 원불교 창건(1916)에서 원기13년(1928)까지의 제1대 1회 12년간의 기록인데, 반백년을 당하여 교단사를 정리하는 작업이 이루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원불교교사〉는 원기60년(1975)에 원불교정화사 편, 원불교교무부 발행으로, 국판 양장 146쪽 세로쓰기이다. 내제에 '개교반백년 교단사'라 밝혔다.

구성은 머리에 법신불일원상(○)과 표어 '부처의 해 거듭 빛나고 법의 수례 다시 굴리다(佛日重輝 法輪復轉)'를 싣고, 전권을 3편으로 나누었다. 제1편 개벽의 여명에, 1장 동방의 새불토, 2장 소태산 대종사, 3장 제생의세의 경륜, 4장 회상건설의 정초, 5장 교법의 초안을 실었다. 제2편 회상의 창립에 1장 새 회상의 공개, 2장 새 제도의 마련, 3장 교단체제의 형성, 4장 키쳐주신 법등, 5장 교단체제의 완비를 싣고, 제3편 성업의 결실에, 1장 성업봉찬 사업, 2장 목표사업 기관의 확립, 3장 일원세계의 터전, 4장 결실성업의 전진, 5장 개교반백년의 결실을 실었다. 그리고 말미에 '교사별록'을 부록했다.

편목에 유의해 보면, 제1편은 대종사의 탄생·구도와 대각, 교단체제의 형성 및 교단공개를 준비하던 원기9년(1924)까지 다뤘다. 제2편은 불법연구회 창립총회에서부터 변산제법(邊山制法)과 익산전법(益山轉法), 대종사의 열반과 정산종사의 종법사 취임, 그리고 민족해방을 거쳐 6.25(1950) 한국전쟁까지를 다뤘다. 제3편은 제1대 성업봉찬회에서부터 개교반백년 기념대회까지를 다뤘다.

이를 통해 대종사와 선진들의 활동과 교단 형성과정이 드러난다. 인재육성과 각종 제도의 정비, 교당과 기관의 설립, 그리고 12년을 1회(回), 3회 36년을 1대(代)로 하는 창립한도(創立限度)에 따른 교화결산 및 교세가 나타난다. 곧 반백년 결산을 통해, 이른바 '사오십년 결실(結實)'이라는 교단의 사회적 위상과 '사오백년 결복(結福)'이라는 세계적 보편종교를 향한 토대마련을 확인하고 있다.

/ 원광대 명예교수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