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블라인드 국내기술로 세계시장 리드


매출 20% 연구 투자로 이뤄낸 굴지의 기술력
줄 없애고 쏠라패널활용, 편리·친환경·경제성 잡아

파주의 하늘은 청명하고 쾌활했다. 가을볕도 좋은 날, 햇살을 조절하는 블라인드 스마트 전동 시스템 기업 ㈜준쉐이드 본사를 찾았다. 짐을 내리고 싣는 차량과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가운데, 박준익 대표(법명 준권·신촌교당)가 다가왔다. 디자이너나 건축가가 아닐까 싶었던 그였다. 그는 답했다. "그런 이야기 많이 듣는데, 얘기해보면 천상 엔지니어라고 하더라고요." 그의 말대로 천상 엔지니어인 그는 공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블라인드 회사에 입사해 차분히 이력을 쌓아왔다. ㈜준쉐이드를 설립한 것은 2002년,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이거 될 것 같다"는 강한 확신이 들어서였다.

"초기 외국 제품을 활용하다보니 가격 경쟁이 심화됐습니다. 더구나 수입이라 A/S 관리가 불편해 한계가 있었죠. 이를 보다보니 국내 기술이 없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해 2005년부터 제품을 만들었죠." 독채 시연공간에 들어서니 눈이 반짝이고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전동블라인드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쓰는지 세심히 짚어주는 박 대표.

"간단하게 보면, 모터를 이용해 블라인드를 조절하는 시스템입니다. 크게는 건물 전체의 블라인드를 몇 가지로 설정해뒀다가 날씨에 맞춰 한번에 움직이고, 작게는 리모컨으로 빛을 조절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도 있지요." 햇빛을 적절히 쓰는 것만으로 냉난방비의 30%까지 절약할 수 있다. 가정에서는 몇천 원 차이겠지만, 아파트 한동, 빌딩 하나로 보면 수백 수천 만원이 절감되는 셈이다. 더구나 ㈜준쉐이드의 전동블라인드는 배터리와 햇빛에너지 쏠라패널을 활용, 친환경 정신과 경제성을 더한다.

"수동 블라인드는 줄로 조절하다보니 고장이 잦고 가정안전사고 위험도 큽니다. 대부분 그냥 두면서 햇빛만 가릴 뿐 잘 활용하진 않지요. 우리 제품은 기존 블라인드에 모터를 연결해, 경제적이고 줄 없는 세련된 인테리어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는 공간에 맞는 유연한 호환에 특히 노력을 기울였다. 큰 건물이나 고급 주택에 맞는 고급 제품부터, 가정에서 혼자 설치할 수 있는 보급형 10만원대 제품도 있다. 가정용은 리모컨을 사용하는 어르신 집이나, 채광과 안전을 중시하는 자녀방에 특히 인기다. 3년 사용으로 초기비용을 회수하고도 남아, 인터넷에서 설치 신청 및 이용 후기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TV도 리모컨을 쓰고, 에어컨, 선풍기도 그렇죠. 그런데 더 다양하게 움직여야 하는 블라인드는 언제까지 손으로 해야 될까요? 현재는 블라인드를 프라이버시와 햇빛 차단용으로만 생각하지만, 점점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모든 기술력을 갖춰놓고 시장을 기다리는 박준익 대표. 그가 자신할만큼 ㈜준쉐이드의 기술력은 출중하다. 실용신안, 의장, 특허 등 20여 건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경기도유망중소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하는 수출 유망 중소기업, 병역 지정업체로도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영덕연수원, 삼성전자 서울대 연구소, 화성종합운동장, 세종시 신청사 등 대규모 현장에 다양한 시공사례를 보유했다. 최근에는 롯데와 플라자, 리츠칼튼 호텔과 계약해 고급 호텔 분야에도 인정받았다.

"앞으로 건축 시장의 방향은 다품종소량생산입니다. 나만의 건축물이 더 많아질 거고, 친환경적이며 인간미 있는 스타일이 각광 받을 거예요. 이에 따라 햇빛이나 바람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차양사업의 흐름이 될 겁니다." ㈜준쉐이드는 매출의 20%를 연구에 재투자하는 만큼 독자성과 역량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자체 개발한 어닝모터, 스마텍 에코모터, 완드 모터 등이 바로 그 값진 결과다. 그는 이러한 고도의 기술을 바탕으로 IoT (사물인터넷)시장도 리드해 가겠다는 포부다.

"기업을 운영하며 늘 마음에 담는 말씀이 이소성대입니다. 작은 아이디어가 회사의 큰 결실을 맺을 수 있고, 작은 사건사고가 회사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니,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이런 점에서는 관리 생산 분야에 있는 아내 최영윤 실장(신촌교당)이 든든한 몫을 해주고 있죠." 사내커플로 만나 결혼에 골인, ㈜준쉐이드도 함께 창립한 최 실장은 회사 안팎을 세심하게 챙긴다. 그러면서도 업무가 다르고 출퇴근도 따로 해, 종일 마주치지 않을 때도 많다. 오죽하면 신입사원이 반년이 지나도록 부부인 줄 몰랐을 정도다.

"힘들거나 큰 결정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돼요. 분야를 잘 알기도 하고, 방향을 잘 짚어주기도 하고요. 최 실장이 있어 저도 업무 및 외근이 편하고, 스스로 더 솔선수범해 줍니다. 교당도 어머니(김화정 교도) 모시고 저보다 열심히 다니니 든든하고 고맙지요."

오히려 외국에서 더 각광받는 그의 기술력. 국내 시장의 성숙과 인식 변화를 기다리기만 하기보다 앞서 이끌겠다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다. 전동블라인드 분야의 대한민국의 자존심 ㈜준쉐이드. 이제 막 전동블라인드의 세계 스마트시장의 선두에 선 그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