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원상대의〉의 표지와 머릿말.
원불교의 최고 종지(宗旨)는 법신불 일원상(○)이다. 소태산 대종사가 원기 원년(1916) 대각(大覺)을 통해 나툰 궁극적 진리의 상징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삼는다. 〈정전〉 교의편 머리에는 일원상 장(章)을 마련해 일원상의 진리, 신앙, 수행, 서원문, 법어, 게송을 싣고 있다. 박영식(榮山 朴榮植, 1897-1977) 대봉도의 〈일원상대의(一圓相大意)〉는 이 가운데 '일원상의 진리'를 해설한 저술이다.

이 〈대의〉는 국판 양장 292쪽으로, 원기60년(1975) 원불교출판사에서 발행했다. 세로쓰기지만 한글전용으로 필요한 한자는 괄호안에 표시해 읽기 편하게 했다. 머릿말에서 필자는 '일원상의 진리를 이르자면 고금 만대를 통하여 그 수명(壽命)이 변함이 없는 자리요, 시방세계를 두루하여 또한 그 광명(光明)이 다함이 없는 자리이다. 이 변함이 없고 다함이 없는 자리를 일원상으로 표상하여 일반 도덕의 근본을 삼는다. 우주만유가 이에 뿌리하여 이 힘을 얻게 되면 세세생생(世世生生) 발전하여 간다. 우리 인류도 여기에서 자아의 참 모습을 발견하여 신앙처(信仰處)와 수행로(修行路)를 얻게 되며 이는 마침내 자기완성의 지반(地盤)이 된다'고 했다.

구성은 전편을 17장으로 나누었다. 일원상, 일원상의 숭배, 일원상은 법신불, 우주만유의 본원(本源), 제불제성(諸佛諸聖)의 심인(心印), 일체중생의 본성(本性), 대소유무에 분별이 없는 자리, 생멸거래에 변함이 없는 자리, 선악업보가 끊어진 자리, 언어명상(言語名相)이 돈공(頓空)한 자리, 공적영지(空寂靈知)의 광명을 따라, 대소유무에 분별이 나타나고, 선악업보에 차별이 생겨나며, 언어명상이 완연하고, 시방세계가 장중(掌中)에 구슬같이 드러나고,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조화는 우주만유를 통하여 은현자재(隱現自在)한다, 맺음이 그것이다. 앞의 '일원상은 법신불'까지에 교단의 종지를 밝히고, 그 아래에 '일원상의 진리'를 각 조항으로 나누어 해설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맺음'은 결론으로 일원상의 신앙과 수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부터 원불교인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으로 총괄하고 있다.

해설은 고적(古迹), 즉 옛 선인들의 증오(證悟)한 바를 들어 교리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다. 유·불·도 삼교의 전적(典籍)을 두루 통하고 있는데, 각 장의 말미에는 한문 원전의 별항으로 묶어 참고하게 했다. 따라서 교리해설을 위해서는 한문 원전의 확인과 함께, 심오하고 명석하게 전개한 논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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