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분비물질 조절을 통한 마음 치유'를 주제로 7번째 특강이 열린 '요가학교 옴'에 참석한 수강생들이 송장자세를 취하고 있다. 손은 바닥에 닿지 않게 하며 발과 혀는 긴장을 놓지 않아야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원불교신문=강법진 기자]  직장인의 우울증이 갈수록 심각하다. 40~50대 직장인인 경우, 감정을 표출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그 증상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대부분을 직장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우울증은 집중력과 기억력, 삶의 활력을 떨어트린다. 간혹 무기력증이나 분노 등으로 표출돼 각종 병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직장인뿐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울러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이를 위한 치유법으로 20년 전부터 선풍을 일으킨 '요가'는 국내 약 7000여 개의 요가원을 둘 정도로 대중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요가의 본래 목적인 수련과 치유 보다는 건강과 미용에 치중하다 보니 제대로 된 요가원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이번 호에 만난 '요가학교 옴'은 여타 요가원과는 달리 소수 회원이 원장에게 도제교육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 상태를 체크해 가며 단계별 치유와 수련을 해가는 곳이다.
 

▲ 내분비물질 활성화시키는 마하무드라 자세.

내분비물질 활성화시키는 자세

대전광역시 서구 도안동에 위치한 '요가학교 옴'은 원불교 도안교당 건물 3층에 자리하고 있다. '내분비물질(호르몬) 조절을 통한 마음 치유'를 주제로 일곱 번째 특강이 열리는 날, 정원 15명이 간단한 몸 풀기 요가로 심신을 이완시키는 중이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1교시를 여는 서등윤 원장(도안교당)은 "내분비물질이 인체의 건강에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오늘은 마음과 관련된 내분비물질이 수련과 어떻게 접목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원장은 1교시 내분비물질과 마음과의 상관성, 2교시 아사나(자세) 중심의 치유, 3교시 아사나, 무드라(수인), 만트라(주문)의 결합을 통한 치유, 4교시 느낌 공유하기 시간으로 진행했다.

특강의 핵심은 먼저 내분비구조를 활성화하는 네 가지 요가의 바른 자세를 익히고, 그다음 아사나와 무드라와 만트라의 결합을 통한 내분비구조의 활성화법에 대해 지도했다. 위 네 가지 자세는 우리가 요가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송장자세, 아이자세, 쪼그려 앉는 자세, 마하무드라 자세다. 얼핏 보면 간단하지만 남녀 특성과 정확한 자세가 아니면 내분비구조를 활성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호흡이 편안한 상태가 될 때까지 자연스럽게 한 동작에 머물러 있어야 하며 혀와 손과 발의 위치는 약간의 긴장상태를 늘 유지시켜 줘야 한다.

 

 

 

▲ 아사나, 무드라(수인), 만트라(경문)가 결합한 자세.

 

만트라의 힘, 일원상서원문

이어진 수인과 만트라와 결합한 아사나에서는 성현의 주문 또는 경문을 활용했다. 그는 특히 '일원상서원문'에 대한 위력을 강조했다. 서 원장은 "일원상서원문은 자체 에너지가 강해서 수련뿐 아니라 몸 치유, 마음 치유에 있어서도 굉장한 도움을 준다. 깊은 단전주 수련을 하면 자연스럽게 쿤달리니 에너지가 나오는데 일원상서원문이 그 보조 역할로써 가장 뛰어나다"며 "정화자세, 성취자 자세, 연꽃 자세 중 하나를 택해 자세를 바르게 한 뒤, 양 손을 원 모양으로 만들어 배꼽 부분에 두고 일원상서원문을 오전·오후 10독씩만 해도 단전주의 체를 잡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15년째 요가를 통해 심신 치유와 삼매 수련을 닦아온 그는 "원불교 수행법이 체계적이지 못해 초보자들에게는 굉장히 어렵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원불교에 출가해서 그가 직접 느낀 체험담이다. 다시 재가의 삶으로 돌아가 그가 찾아간 곳은 인도 수행처였다. 그곳에서 요가의 깊은 수련법을 체험하고 박사학위를 마칠 때까지 고행도 적지 않았다. 서울에서 요가원을 운영하다 지난해 9월 대전으로 내려와 요가학교 옴을 열었으나 욕심은 부리지 않는다는 그. 다시 요가에 대한 깊은 이야기로 들어갔다.

 

 

 

 

▲ 항 우울 구조 활성화시키는 아이 자세.
▲ 서등윤 원장의 사바아사나(송장 자세).

 

요가로 삼매에 들다
직장 일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심했다는 박명원 교도는 요가학교 옴을 통해 원불교를 만났고 마음공부를 알게 됐다. 박 교도는 "한의원에 다니며 체질을 변화시키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 결국은 마음을 치유해야 몸도 회복된다는 것을 알아 지금은 요가를 통해 심신을 회복해 가는 중이다"고 소득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옴'은 요가에서 진리, 깨달음을 상징하며 우주의 첫소리라고 불린다. 요가학교 이름을 굳이 '옴'이라고 한 데는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일러 나디(nadi, 통로 또는 통관)라고 한다. 사람의 몸에는 72,000개의 나디가 있어 몸 안에서 또는 몸 밖에서 우주와 존재를 연결시켜 준다"며 "수행자는 나디가 열리고 각성이 돼야 비로써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처럼 요가를 강조하는 것은 깊은 삼매(단전주선)에 들어가려는 수행자가 몸이라는 하부 구조를 단련하지 않고서는 헤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원불교처럼 요가 친화적인 종교가 없는데 오히려 터부시하다 보니, 수련의 체계를 세우지 못하고 건강요법으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정도 내비쳤다. 그도 한 때는 움직임이 많은 비냐사 계열의 요가에 빠진 적도 있다. 하지만 수련의 깊이로 들어가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고, 점점 방향을 선회하게 되는데 그 핵심이 '나디'였다.

그는 "나디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실체가 있다. 가장 미세한 몸인데 이 몸을 통해 깨달음, 삼매에 이르는 과정들이 요가에서는 체계적으로 잡혀 있다"고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대신 그는 인도 정통 수행법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나디'를 핵심 열쇠로 현대에 맞게 접목하자고 주장한다. 어떤 수련이든 자신의 생활에 변화를 주고 가장 약한 부분을 채워줘야 삼매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그는 요가학교 옴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 진단을 먼저 한다. 이번 일곱 번째 특강은 가장 중요한 내분비물질 활성화를 위한 치유법을 지도했지만 이전까지는 단전주 구조를 여는 작업을 시켰다. 그는 "단전주를 하기 위해 앉았는데 그 부위가 손상되거나 구조물이 가득 박혀 있으면 작동이 되지 않는다"며 "요가는 단전주의 토대가 되는 부분을 치유하여 삼매로 들어가는 길을 여는 수련이다. 기운과 마음과 정신과 성품도 다 단계가 있어서 어느 곳 하나 손상이 되면 그 기능이 저하돼 삼매에 들기 힘들다. 대부분의 수행자가 중하근기에 머물러 있다면 지도자로서 어떤 방법을 택하겠는가?" 하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수인(원의 모양)과 만트라(경문)을 결합한 아사나는 내가 발견한 요가의 큰 놀라움이다"고 말했다.

[2017년 9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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