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아한 성직자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당 박철원의 찻잔과 그릇전은 한옥공간과 잘 어우러진다.
한옥과 카페 공간에서 만나는 찻주전자와 도자기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소중한 전통 문화 유산을 바르게 이해하고 계승·발전시켜 우리 사회와 소통하는 은덕문화원이 원기102년 특별전시를 21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다. '손봉숙의 수집품 : 세계 찻주전자 전시', '이당 박철원의 찻잔과 그릇', '이명애전 :공간의 재해석'으로, 대각전과 카페마고 등 곳곳의 공간을 활용해 도심 속 한옥 전시공간으로써의 멋을 더했다.

이번 전시는 은덕문화원이 매년 진행해오는 가을 특별전시로, 올해는 제2회 원불교 종교문화축제 북촌관으로써 역할하고 있다. 우리 생활문화의 창조적인 콘텐츠를 기획·전시하며, 시민참여의 생활문화행사를 제공하자는 은덕문화원 문화운동의 일환이다.

시민운동가이자 전 국회의원인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손봉숙 이사장의 세계 찻주전자는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는 전시로 화제가 됐다. 원기79년 영국 옥스퍼드의 옥스팜에서 태국YMCA가 기금모금을 위해 판매하던 찻주전자를 산 것을 계기로 24년째 전 세계의 찻주전자를 수집해왔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 남미, 아프리카 등에 이르는 국가들의 찻주전자는 문화와 시대, 차의 종류와 특색 등을 창의적이며 입체적으로 담고 있다.

우리 시대 도자기 장인 이당 박철원의 찻잔과 그릇은 매번 화제가 되는 전시로, 매끄럽고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인 그의 작품들은 마치 단아한 성직자의 모습같다는 평이 많다. 단순하되 투박하지 않고, 화려하되 번잡하지 않으며, 소박하되 기품을 간직하는 것이 그의 도자기가 드러내는 변함없는 세계다.

이명애 조형미술학 박사(정토)의 전시는 은덕문화원의 찻집 카페마고에 전시된, 주제 '공간의 재해석'에 걸맞는 특별한 전시다. 정형적인 사각캔버스 대신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린넨, 마대, 한지, 골판지, 캔버스 천과 같은 자연재료로 직접 다양한 모양과 구조의 화면을 직접 제작,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렸다. 그의 작품은 천장이 높은 복층형 공간에 각각 배치돼, 카페라는 일상적 공간에 우주와 자유로움, 관계, 영성과 같은 화두를 더했다.

은덕문화원의 이번 전시는 8일 개강한 소태산아카데미 2차 정전강의와 더불어 진행되고 있다. 전반기 1차 강의에 이어 허광영 총장이 강의한다. 29일에는 소리꾼 장사익 등이 출연하는 가을콘서트도 진행돼 눈과 귀, 마음까지도 청량하고 시원한 문화예술을 선사했다. 서울 도심에서 만나는 가장 수준높은 원불교 문화이자 열린 공간인 은덕문화원은 가을 도심 산책에 나선 시민들의 발길과 눈길을 붙잡고 있다.

[2017년 9월29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